법정관리 중인 배터리 조립장비 업체 디에이테크놀로지가 인수합병(M&A)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새 주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디에이테크놀로지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M&A를 추진 중이다. 스토킹 호스는 우선매수권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공개경쟁 입찰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우선매수권자는 기존 디에이테크놀로지의 주요 주주 중 한 곳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인수 관련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고 가던 단계로 M&A 공고 전 조건부 투자계약 체결도 완료됐다.
여기에 지난 3일까지 진행된 예비입찰에서 매수희망자가 1~2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가 매수 희망자가 나타난 만큼 공개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 수출 규제를 피해 국내 기업과 협업을 희망하는 중국 업체가 디에이테크놀로지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주간사는 오는 17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20일까지 입찰서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예비입찰 이후 짧은 실사 기간을 거쳐 바로 본입찰이 이뤄지는 만큼 우선 인수희망자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2000년 설립된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이차전지 양극과 음극 탭을 만드는 '노칭' 설비와 전극을 쌓는 '스태킹' 장비 등 조립공정 장비를 주력으로 만드는 회사로 주로 LG에너지솔루션에 장비를 공급해왔다.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4월 수원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법정관리가 시작됐다. 법원은 매각 주간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해 회생계획안 인가전 M&A에 나서 인수의향자를 찾아왔다.
M&A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회생절차를 조기 종결하고 경영 정상화와 거래 재개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발생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지난해 8월 거래소에서 1년 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는데, 개선기간이 종료되는 올해 8월 이후 다시 상장폐지 혹은 거래 정지 해제를 심의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회생절차를 밟는 중에도 해외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스태킹 장비 수주를 받아 공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새로운 최대주주 하에서 거래 재개와 LG에너지솔루션 공급망 재진입을 추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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