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격변하는 AI 시대, 우리가 가야 할 길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AI) 격변의 시대에 살고 있다.

AI 기술은 거대언어모델(LLM)로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LWM(Large World Model)으로 확장되며 산업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2025년은 본격적으로 AI 에이전트가 산업을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AI 에이전트는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복잡하고 고도화된 작업을 보조하며 기업의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산업 구조 전반을 변화시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격변하는 지능화 기술의 파도 속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가. 글로벌 AI 시장을 구성하는 가치 사슬은 크게 인프라, 모델, 솔루션 세 축으로 나눌 수 있다. AI 반도체를 선도하는 엔비디아는 인프라 분야에서, 챗GPT로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오픈AI와 같은 기업들은 AI 모델 분야에서 각각 주도권을 쥐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절대적인 강자가 없었던 솔루션 영역에서 올해 팔란티어가 S&P 500에 포함된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팔란티어의 창업자 중 한 명인 조 론스데일(Joe Lonsdale)은 8VC 기고를 통해 “팔란티어는 초기에 '미화된 컨설팅 회사(Glorified Consultancy)'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AI 솔루션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객과의 긴밀한 협업을 위해 '현장 배치 엔지니어(Forward Deployed Engineer)'라는 독특한 조직을 구성해 기업 내부에 축적된 데이터와 현장의 경험을 구조화하고 이를 소프트웨어(SW)와 결합한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한다. 팔란티어는 AI 기반 문제 해결 능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입증했으며, 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과 '현장 경험'의 통합에 있다.

스탠퍼드대가 발표한 '인공지능 인덱스 2024'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AI 민간 투자 규모는 미국이 672억2000만달러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중국(77억6000만달러)과 영국(37억8000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투자 규모는 13억9000만달러로 9위에 그쳤다. 이미 투자 규모에서 격차를 좁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AI 솔루션'은 상대적으로 우리가 경쟁해볼 수 있는 분야다. 적은 초기 투자 대비 빠르게 성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있는 자동차, 배터리, 디스플레이, 반도체와 같은 제조 분야에 AI를 결합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기업의 생산성과 직결된 AI는 '범용 AI'가 아닌 기업 고유의 프로세스에 '특화된 AI'에 가깝다. 연구개발, 생산, 유통 등 기업 고유의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뾰족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팔란티어의 강점은 기업에 특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매우 빠른 시간안에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팔란티어, 마키나락스와 같은 기업들은 전통적인 시스템 통합(SI) 방식에서 1년 가까이 소요되던 맞춤형 솔루션 공급 시간을 2~3개월로 획기적으로 줄였다.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화를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독자적인 AI SW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기업 고유의 요구사항에 맞춘 솔루션을 빠르게 구축,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에이전트는 기업이 스스로 맞춤형 AI 솔루션을 만들고 다양한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AI 역량을 내재화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다.

AI는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2025년은 산업별 문제를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부터 해결하는 AI를 활용하는 역량이 승부를 가르는 해가 될 것이다. 모든 기업,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챗GPT와 같은 범용 AI를 넘어, 이제 기업은 고유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특화된 'AI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AI 시스템을 활용해 특화된 AI 솔루션과 서비스를 구현하고 활용하는 역량이 격변하는 AI 시대에서 진정한 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 andre@makinarocks.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