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조주완 LG전자 CEO “중국에 '대응'해야 할 시기, 가격 경쟁력 따라잡을 것”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의 위협적 공세를 인지하는 시기를 넘어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며, 특히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조 CEO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2025' CEO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구체적 전략도 설명했다.

앞서 조 CEO는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2024에서 중국의 위협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약 4개월 만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 CEO는 △제품 리더십 △가격 경쟁력 △사업모델·방식 등 3가지 분야에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CEO는 “솔직하게 LG전자가 원가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인정해야 한다”며 “가격은 따라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술 기반으로 제품 경쟁력은 우위를 가져가며 구독, 소비자직접판매(D2C) 확대로 유통과정을 줄이는 등 사업모델 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조주완 LG전자 CEO가 CES 2025 간담회에서 중국의 위협적인 공세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LG전자)
조주완 LG전자 CEO가 CES 2025 간담회에서 중국의 위협적인 공세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LG전자)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사업을 시작한 것에 대해 조 CEO는 “구독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CEO는 “LG전자는 하드웨어를 구독하는 것을 넘어 관리해주는 역량으로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해 가전 구독 사업 우위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글로벌 빅테크 협업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조 CEO는 “MS와는 스마트홈, 차량내에서의 경험, TV에 코파일럿을 적용하는 부분에서 협업한다”며 “MS가 지을 수많은 데이터센터에 LG전자의 칠러가 적용된다”며 큰 사업 기회로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로봇 사업과 관련, 조 CEO는 “베어로보틱스에 투자하는 부분에서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며 “상황을 보면서 추가 지분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조주완 LG전자 CEO(왼쪽에서 세번째)와 임원진들이 CES 2025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삼수 CSO,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조주완 CEO, 박형세 MS사업본부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김병훈 부사장 CTO (사진=LG전자)
8일(현지시간) 조주완 LG전자 CEO(왼쪽에서 세번째)와 임원진들이 CES 2025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삼수 CSO,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조주완 CEO, 박형세 MS사업본부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김병훈 부사장 CTO (사진=LG전자)

LG전자는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4월 상장여부가 발표될 전망이다.

조 CEO는 “인도 시장에서 냉장고, 세탁기, TV 등 모든 제품이 1위를 하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아 인도를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인도는 에어컨 보급률이 10% 미만, 냉장고·세탁기 보급률이 20~30% 수준이다. 조 CEO는 “인도 인재 확보, 공장 건설 등을 구상하고 있다”며 “인도 현지 완결형 사업을 확대하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형 AI홈 허브 Q9은 이르면 내달 Q9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만든 개발자들에게 공개, 보완 과정을 거쳐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첫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Q9도 구독형태로 판매해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신사업 분야인 로봇과 전장(VS) 분야에서도 사업별 구체적 계획을 수립,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레벨이 1~5단계로 나뉘어있는 것처럼 로봇 분야도 성능 수준을 세분화해 홈, 상업용 등 공간 특성에 맞는 수준의 로봇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장 분야에서는 이파워트레인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운영효율화,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을 병행하고 있다.

조 CEO는 4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일회성 비용과 비경상적 활동으로 주춤한 것”이라며 “기업간거래(B2B)와 지역별 밸런스를 통해 상고하저 현상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구독 도중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해지하는 가전에 대해 리퍼비시 제품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리퍼비시 가전 준비와 관련,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은 “구독 사업이 커지며 반드시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부적으로 1년이상 리퍼비시 사업을 검토하고 실제로 공장에서 리퍼비시 제품을 만드는 프로세스는 구축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다만 “신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난이도가 높아 사업성을 확보한 뒤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면솔루션 분야에서는 세라젬과 협업을 논의 중이다. 류 사장은 CES 2025 개막 첫날 이경수 세라젬 대표와 협업을 논의했다. 류 사장은 “세라젬의 스마트 베드 등이 LG전자가 준비중인 수면솔루션과 많은 관련이 있어 좋은 협업 사례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