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현 인천마이스터고 교장.](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1/10/news-p.v1.20250110.837f32ae12f64b62bbca356a70c58123_P3.png)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으로 현대는 기술과 혁신이 주도하는 사회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미래 사회에 대비하는 인재 양성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초연결 지능화, 스마트공장, 스마트팜, 핀테크, 에너지신산업, 스마트시티, 드론, 미래자동차 등 8대 선도 사업을 통해 국가 혁신성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래 신산업 인재를 중등교육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4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들의 진로 선택에서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 대학 진학 비율은 77.3%에서 66.5%로 감소한 반면, 졸업 후 바로 취업을 선택하는 비율은 7.0%에서 13.3%로 상승했다. 이는 대학 진학 중심의 기존 진로에서 벗어나 고등학교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직업교육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신의 적성과 특기에 적합한 직업을 선택하고,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진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로교육은 일반적으로 진로인식, 진로탐색, 진로설계의 단계로 구분된다. 그동안 직업교육은 진로교육의 일환으로 직업 선택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중등단계의 직업교육은 단순히 취업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과정을 중시하며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교육 체계를 갖추고 있다.
직업계고는 설립 목적에 따라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각종학교, 일반고직업위탁교육 등으로 나뉘며, 시대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학과를 개편하고 특화된 교육활동을 통해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일부 시도에서는 2025학년도 특성화고 신입생 충원율이 100%를 달성했다고 한다. 이는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에듀플러스]〈칼럼〉우리가 직업교육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1/10/news-p.v1.20250110.0ab5f8b2dd8348408b8691152dfbc688_P1.png)
올해 10월,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제47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서 한국은 종합 2위를 기록했다. 필자가 재직하는 학교의 졸업생은 전자기기 직종에서 동메달을 수상하는 쾌거가 있었다. 고등학교 재학 중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뒤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삼성전기에 입사해 국제 대회를 준비했다. 체계적인 훈련과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국제대회 수상이라는 큰 성과를 거두었으며, 현재 후배 국가대표를 지도하는 등 기술 전수에 힘쓰고 있다. 이 사례는 체계적인 직업교육이 고숙련 전문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 능력 향상을 위한 직업교육은 미래 사회를 대비하고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세계 선진국의 직업학교와 교육시스템은 미래 직업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지역의 직업학교는 현장학습 프로그램(Alternanza Scuola-Lavoro)을 통해 학생들이 이론과 실무를 통합적으로 경험하도록 돕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학업과 실무를 병행할 수 있는 도제 제도(Apprendistato)가 활성화되어 있으며, 제조업과 기술 직종에서 학생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업 맞춤형 실무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나, 빠르게 변화는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핵심성장 위주의 직무를 개발하고, 기업 인센티브, 훈련교사 지원, 현장 실무평가 등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사라져 가는 명장의 기술을 전수받고, 신산업과 뿌리산업의 핵심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 기술 발전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이 매일 쏟아지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산업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지역 경제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미래지향적 직업교육은 개인의 적성과 특기를 계발하는 것은 물론, 일과 삶에 대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세계 선진 직업교육을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하고 발전시킨다면, 직업교육의 혁신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업교육은 단순히 취업을 위한 과정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설계하며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 우리는 직업교육이 개인과 사회의 지속 발전을 위해 필요한 교육 체계와 기업 현장에 적합한 실무형 교육과정을 포함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다면 직업교육에 대한 범사회적 관심과 집중적인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고상현 인천마이스터고 교장 kosh77@ice.go.kr
◆고상현 인천마이스터고 교장=인천광역시 고등학교 교육과정 개정 집필위원, 교육활동보호 현장자문단을 담당했다. 교육부 자유학기제 교원 모니터링단, 교육부 직업교육혁신지구 인천운영담당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