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첫 주 인플루엔자 환자 사상 최대…정부 “감시체계 강화”

1월 첫 주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갑작스러운 추 위에 따른 실내활동이 늘면서 정점을 찍고 있다. 정부는 설 명절이 다가옴에 따라 비상응급대기기간을 설정, 환자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9일 '제3차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을 개최해 인플루엔자를 포함한 동절기 주요 호흡기 감염병 발생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점검했다고 10일 밝혔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포스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포스터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의원급(300개소)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결과, 인플루엔자 환자는 최근 9주간 지속 증가해 2025년 1주차(2024년 12월 19일~2025년 1월 4일)에 의원급 외래환자 1000명 당 99.8명으로 집계됐다. 현재와 같은 수준의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 이후 최고수준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모든 연령층에서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5년 1주차 기준으로 13∼18세(177.4명)에서 가장 발생이 높았고 7∼12세(161.6명), 19∼49세(129.1명)순으로 발생하면서 학령기 아동 청소년층 전파가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환자수의 증가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간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이 지역사회 내 많은 점 △지난해 10월 이후 연말까지 기온이 예년보다 높았다가 최근 한파 등으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진 점 △현재 인플루엔자의 2가지 유형 A(H1N1)pdm09, A(H3N2)가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 △추위로 인한 실내 활동이 증가되면서 적정 환기가 부족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과거 동절기 인플루엔자 유행 추세가 겨울방학 직전 정점을 기록한 후 방학이 시작되는 1월 이후 서서히 감소해 나가는 추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1~2주 이후 유행의 정점은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유형인 A형((H1N1)pdm09·H3N2)은 이번 절기 백신주와 매우 유사해높은 중화능 형성이 확인됐다. 백신접종으로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치료제 내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 기간에는 소아,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의심 증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처방 받을 경우 건강보험 요양급여가 인정된다.

코로나19 입원환자는 8월 유행 정점(1441명) 이후 감소세 지속되다 최근 3주간 증가했다. 65세 이상 연령층(224명, 62.9%)에서 입원환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하면 코로나19도 1월에는 환자수가 증가하면서 동절기 유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은 다양한 호흡기감염병 유행에 항생제 사용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항생제 내성분석을 지속해나가면서 필요시 정부 비축분의 일부를 시장에 공급해 의료현장에서의 항바이러스제 처방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증가하는 의료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발열클리닉과 코로나19 협력 병원을 재가동해 응급실 과밀화를 완화해 나간다. 중증-응급환자 대응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거점지역응급센터를 9개소 추가 지정해 23개소를 운영 중이다. 또 '설명절비상응급대응기간'(1월 22일~2월 5일)을 지정하고 응급의료체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