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한 로봇 기업에서 인공지능(AI) 로봇이 야근하는 다른 로봇들과 함께 '무단퇴근'하는 연출영상을 제작해 화제를 불러모았다. 로봇끼리 “집에 갈래?”라는 대화를 나누며 근무 중인 로봇들을 이끌고 함께 퇴근하는 장면은 많은 누리꾼들에게 웃음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로봇마저도 야근을 싫어한다는 영상을 연출할 만큼 많은 이에게 야근은 고통으로 다가온다. 특히 한국 직장인들의 근로시간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명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평균 1872시간으로 OECD 평균보다 130시간이나 더 길다. 이는 하루 8시간 근무로 환산하면 16일 이상 더 일하는 셈이다.
특히 크런치 모드가 일상인 IT, 게임, 연구개발(R&D) 분야 종사자들은 체력 소모가 더 큰 환경에 놓여 있다. 크런치 모드는 프로젝트 마감을 위해 개인 생활을 희생하면서 업무를 지속하는 상태를 말한다.

장시간 근무로 인해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는 '만성피로증후군'이다. 이 질환은 충분한 휴식 후에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고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단순한 피로를 넘어 우울감, 스트레스, 수면장애, 두통, 어깨 및 목 결림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여기에 면역력이 저하되면 대상포진이나 구내염 같은 질환으로도 번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을 '허로(虛勞)'로 분류한다. 이는 신체의 기운이 부족해 피로를 느끼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한의학에서는 산삼약침 또는 공진단과 같은 처방을 실시한다. 약침 치료는 한약재 성분을 활용해 피로를 해소하고 면역력을 강화한다. 공진단은 간, 심장, 신장 기능을 강화해 체력 증진과 기력 회복에 도움을 준다.
특히 공진단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공진단이 수면 부족으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공진단 복용 그룹은 피로도가 10% 감소하고 수면의 질도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니어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공진단에 육미지황탕 처방이 더해진 보약 육공단이 뇌세포 재생과 기억력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 밝혀지기도 했다.
일상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간단한 산책부터 시작해 러닝 등 유산소 운동을 가볍게 시작해보자. 야근 중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습관보다는 인삼, 구기자, 오미자 등의 주재료로 만든 한방차를 마셔주는 것도 좋다.
건강한 삶은 효율적인 업무와도 직결된다. 지금의 작은 변화가 내일의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오늘의 나에게 건강을 위한 작은 노력을 선물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뎌 보자.
이제균 대구자생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