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리벨'을 6월 첫 샘플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진욱 리벨리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CES에서 전자신문과 만나 “성능이 개선된 리벨을 앞세워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벨리온은 지난 2020년 설립된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SK텔레콤 AI 반도체 계열사인 사피온코리아와 합병했다.
회사는 2021년과 2023년에 AI 반도체 '아이온'과 '아톰'을 각각 출시했다. 이 제품을 국내 데이터센터에 공급, 지난해 약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 CTO는 “리벨은 대규모 추론에 적합하도록 메모리 반도체를 더 많이 탑재하고, 병렬 처리 구조로 설계해 아톰 대비 연산 능력이 32배 개선됐다”며 “아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했지만, 리벨은 이보다 미세 공정인 4㎚로 양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벨리온은 미국·일본·사우디아라비아 등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지역에 리벨 공급을 추진한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전략적 투자자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 리벨 납품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이 장악하고 있는데, 리벨리온은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칩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NPU를 활용하면 구동에 대규모 전력이 소요되는 GPU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게 리벨리온 측 설명이다.
오 CTO는 “GPU는 하드웨어 구조상 학습에 더 적합한 모델로, AI 연산에 활용되면 전력 소모량이 너무 많아진다”며 “AI 연산에 특화된 제품인 NPU는 소규모 언어모델(sLLM)에 적합해 GPU 대비 전력량을 최대 5분의 1까지 낮출 수 있다”고 전했다.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장점을 살려 엔비디아 독주 체제인 AI 반도체 분야에서 틈새시장을 열겠다는 게 리벨리온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사업 목표를 지난해 매출의 5배 수준인 1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오 CTO는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지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AI 반도체를 넘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