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총장 최재원)는 안석균 응용화학공학부 교수팀이 온도에 따라 접착력을 온·오프할 수 있는 '스마트 감압성 점착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감압성 점착제'는 압력만으로 접착을 형성하는 비반응성 접착제다. 라벨, 포스트잇 등 일상적 접착 제품뿐만 아니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보호 필름 등 첨단 기술 분야에도 널리 활용된다. 이 가운데 '고기능 감압성 점착제'는 오랜 시간 반복 접착과 탈착이 가능하거나 특정 조건에서 접착력을 제어할 수 있는 점착제를 말한다.
기존 고기능 감압성 점착제는 화학적 처리 또는 표면 지형(topography)에 변화를 가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이로 인한 복잡한 공정은 물론 반복 사용에서 접착력이 약해지거나 불규칙하게 변동하는 한계를 나타냈다.
안석균 교수팀은 댐핑(damping) 기반 액정 탄성체로 이를 해결했다.
댐핑은 진동이나 충격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소멸시키는 재료 특성이다. 액정 탄성체는 외부 충격 시 액정 분자들이 회전하는 특성 때문에 우수한 댐핑 효과를 나타낸다.
안 교수팀은 기존 액정 탄성체에 '폴리로탁산'이라는 물질을 가교제로 넣어 훨씬 뛰어난 댐핑 효과를 발휘하는 새로운 액정 탄성체를 개발했다.
새로운 액정 탄성체로 만든 점착제는 상온에서 기존 액정 탄성체 대비 3.5배, 기존 상용 점착제 대비 13배의 우수한 접착 강도를 보였다.
안 교수팀은 액정 탄성체의 온도에 따른 상전이 변화를 활용해 접착력을 조절할 수 있는 혁신적 방법도 찾아냈다.
새로운 액정 탄성체로 만든 점착제를 테스트한 결과 상온에서 약 2kg의 아령을 지탱하고, 고온(100℃)에서는 접착력이 제로(0)가 돼 탈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안석균 교수는 “댐핑 기반 액정 탄성체 점착제는 기존 상용 점착제를 뛰어넘는 접착 성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외부자극에 의해 접착력을 가역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 제품”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