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채의 센스메이킹] 〈79〉AI 보편화 기업 전략의 시대, 인간 독창성에 투자하라

손병채 ROC(Reason of creativity) 대표
손병채 ROC(Reason of creativity) 대표

'인공지능(AI)은 그 자체로 비즈니스를 의미한다.' 작년 11월, 월스트리트저널의 팟캐스트에서는 아민 바다트와 이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 바 있다. 구글의 머신러닝, 시스템 및 클라우드 AI 부문 부사장인 아민 바다트는 지난 20년간 AI 발전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고, 발전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소비자용 AI 애플리케이션이 주목받고 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해 왔지만, AI가 기업 내부 운영을 혁신하는 데 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중에게 AI는 궁금한 것을 도와주는, 완벽하지는 않은 기술로 경험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 내부에서는 이미 챗GPT에 경쟁사의 성공 사례에 대한 질문을 하고, 나아가 시장 전략 검토, 제품 개념 테스트, 소비자 선호도 예측 등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보편화된 데이터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현상이다. 때문에 어쩌면 AI야말로 현재 가장 접근성이 높은 경영 컨설턴트로 자리 잡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모든 기업에 동일한 전략적 출발점을 제공한다면, 진정한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올 수 있을까? AI의 도입이 전략적 통찰의 공통적 접근성을 높였지만, 이는 동시에 독창성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음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AI가 제공하는 표준화된 사고와 전략은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시장의 세분화된 요구를 간과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제공하지만, 이는 개인의 주관적 경험에서 나오는 미묘한 통찰을 포착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고객이 선호하는 미세한 언어적 변화나 문화적 맥락은 데이터로 쉽게 반영되지 않는다. 이는 인간의 관찰과 경험이 여전히 중요한 이유다. 또 맥락에 따라 변화하는 문화적 패턴을 이해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보편화된 데이터의 한계를 극복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다국적 기업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현지 문화적 특성을 간과한 결과 실패한 사례들은 이러한 중요성을 부각한다. 이처럼 모든 기업이 동일한 데이터와 도구에 의존할 경우, 차별화된 접근이 사라지고 획일화된 전략이 지배할 수 있다.

테슬라는 AI 기반의 생산 로봇과 컴퓨터 비전 기술을 적용해 생산 효율성을 30% 향상시키고 불량률을 15% 감소시켰으며, 차량 내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를 운전자의 시야에 최적화하고, 한 화면에 여러 서비스를 제공해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에서 독창성을 강조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했다. 아마존은 AI 기반 데이터 분석으로 물류를 최적화했지만, 독창적인 고객 경험 창출에 집중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이 같은 사례는, AI의 도구화가 심화될수록 진정한 경쟁 우위는 기존 데이터에 반영되지 않은 새로운 패턴과 맥락에 맞는 창의적 해결책에서 나온다는 것을 증명한다.

모바일 개념이 보편화되기 시작했을 때 기업은 내부에 모바일 팀을 도입한 적이 있다. 그러나 많은 제품팀과 제품 기획의 사고에 모바일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관련 팀들은 점차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비록 현재는 AI가 외부에서 도입된 중앙 집중식 기능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개별 비즈니스 라인에 AI를 도입하여 AI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의 질문은 점차 그 빛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각 비즈니스 라인 내 인력이 인간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받아들여진 AI를 활용해 향후 몇 년 동안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질문이 필요한 시기가 오고 있다.

이제 진정한 우위는 AI가 제공할 수 없는 것, 즉 훈련 데이터에 반영되지 않은 새로운 패턴과 비즈니스 문맥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독창적 솔루션에서 나올 것이다. 우리는 이미 알고리즘 합의의 세계에 살고 있다. 독창성은 궁극적인 차별화 요소로 더 자리 잡고 강조될 것이며, 이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해관계자의 풍경을 깊이 이해하려는 관찰과 경청은 표준화된 통찰의 보편화 시대에서 새롭게 주목받을 것이다. 2025년에는 창의성과 독창성의 재정의가 필요하다.

손병채 ROC(Reason of creativity) 대표 ryan@reasonofcreativit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