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AI 투자 위한 추경 편성하자…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국이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 산업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규모 투자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민주당이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1일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과 미래 먹거리를 키워내는 일에 있어서 정쟁과 정파는 있을 수 없다. 정부가 추경에 대대적인 인공지능 개발 지원 예산을 담아 주신다면 적극적으로 의논하며 협조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과학기술 투자와 미래 먹거리를 무엇보다 중시한 민주당의 전통을 이어 인공지능 개발과 투자에 진심을 다하겠다” 말했다.

이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상을 언급하며 미래기술 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꺼냈다. 해당 영상은 1981년 1월 당시 사형수던 김 전 대통령이 중앙정보부 조사를 받던 도중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수사관 최모씨와 나눈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해당 영상에서 “그놈(전자기기)이 말로 물으면 말로 대답하고 글자로 내달라 하면 글자로 내준다. 그러니까 학자들이 무슨 연구하는데, 책 찾고 도서관 가고 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데 조금만 있으면 어떻게 되냐면, 가정마다 텔레비전 세트같이 그런 세트를 가지게 되고, 그 세트 앞에서 '세종대왕이 몇 해에 돌아가셨지?' 그러면 거기서 '몇 해요.' 하고 말로 대답한다. 이런 시대가 된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김대중 선생께서는 그로부터 16년 후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돼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대한민국을 IT 강국,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초석을 놓았다”고 했다.

아울러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 뒤를 이은 노 대통령도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자유무역 흐름이 빠르게 강화되었던 시기에 한미FTA를 추진하여 개방경제국가로서 국익을 극대화하고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AI 분야 국제 경쟁을 피할 수 없다고 진단한 뒤 정부 차원의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도태되면 어쩌나 하는 국민들의 우려를 많이 듣고 있다. 특히 며칠 전 중국 기업의 '딥시크(DeepSeek)' 공개 후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이고 기술경쟁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더불어 “눈깜짝하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 있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공지능 경쟁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이 경쟁과 변화를 피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한민국 또한 국가적 명운을 걸고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때”라며 “선제적으로 한미FTA를 검토하고 선견지명으로 IT 인프라를 구축했던 것처럼 지금 인공지능 투자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성비를 내세우는 딥시크의 등장은 '쩐의 전쟁'으로 흐르고 있던 인공지능 개발 경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 반도체 기업에도 우리 소프트웨어 기업에도 동시에 도전과 기회가 될 것이다. 전폭적이고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예산 편성 권한이 있는 정부가 추경을 통해 인공지능 분야 예산을 대규모로 편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도 이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 연구자와 기업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개발과 투자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예산, 뛰어난 이공계 인재들이 의대가 아니라 과학기술 개발을 선택할 수 있는 장기 여건을 조성하는 예산 등 때를 놓치지 않고 시의적절하게 국가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양보해야 하는 게 있다면 양보하겠다”면서 “정부의 과감한 제안을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