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통상정책 변화와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 제품 위주 공급으로 시장 불확실성을 돌파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상반기 약세 지속을 예상한다”며 “1분기 실적 개선도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실적의 30% 초반대를 차지하는 레거시 제품 비중을 한 자릿수까지 낮추고 최신 공정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요 사업 전략 중 하나로 실적 개선이 더딘 반도체(DS) 부문에서 이같은 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레거시 메모리 시장은 PC·모바일 제품 수요 부진과 이에 따른 고객사 재고 조정, 중국의 공급 확대 영향으로 시장 성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앞서 SK하이닉스도 레거시 D램 제품군인 DDR4와 LPDDR4 생산 증가율을 한 자릿수 수준으로 축소하고 레거시 낸드 생산량도 하향 조정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HBM 매출이 1.9배 상승했고 5세대인 HBM3E 개선제품을 올 1분기 중 공급해 전체 HBM 비중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HBM3E 제품 비중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고객사 공급이 기대보다 지연되면서 HBM3E 개선제품 효과를 다시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세대인 HBM4는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DX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혁신과 라인업 강화를 지속하는 한편 AI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TV 사업에서는 지역별 대응과 판매구조 다각화로 변화에 대응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멕시코 관세 부과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할 방침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OLED와 QLED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하반기 수요 회복을 예상했다. 프리미엄은 물론 보급형에 이르는 전체 제품군 경쟁력도 높인다.
생활가전 사업도 사업구조를 개선한다. 삼성전자는 원가 경쟁력을 높이면서 AI를 강조한 신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해부터 글로벌 공통 제품 중심으로 제품군을 재정비하는 등 비용 효율화를 추진해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각각 300조9000억 원, 32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2%, 397.7% 늘었다. 연간 매출은 2022년(302조2000억 원) 이후 두 번째로 300조 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연간 최대인 35조 원을 투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