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암 환자 약물 반응 정확히 예측하는 3D 위암 모델 개발

포스텍(POSTECH) 장진아 기계공학과·생명과학과·IT융합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미국 잭슨랩 유전체의학연구소 찰스 리(Charles Lee)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암 환자의 약물 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3D 위암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암 치료의 가장 큰 난제는 '종양의 이질성'이다. 같은 암이라도 환자마다 종양의 특성이 달라 약물에 대해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인다. 현재까지는 암 조직을 동물 모델에 이식하여 약물 반응을 관찰하는 'PDX 모델'이나 암세포 유전자를 분석해 약물의 효과를 예측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다.

장진아 기계공학과·생명과학과·IT융합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왼쪽)와 미국 잭슨랩 유전체의학연구소 찰스 리(Charles Lee) 교수
장진아 기계공학과·생명과학과·IT융합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왼쪽)와 미국 잭슨랩 유전체의학연구소 찰스 리(Charles Lee) 교수

PDX 모델은 환자에게서 채취한 암 조직을 면역력이 결핍된 쥐에게 이식하여 암의 성장과 약물 반응을 연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들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했다. 환자의 위암 조직 조각, 위에서 유래한 탈세포화 세포외기질(ECM) 하이드로젤로 바이오잉크를 만들어 암세포와 주변 조직(간질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을 재현했다. 또, 여기에 위 섬유아세포를 함께 배양해 종양을 둘러싼 미세환경을 더욱 정교하게 구현했다.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통해 재현된 암 미세환경과 개인 맞춤형 약물 반응 식별 및 예측 이미지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통해 재현된 암 미세환경과 개인 맞춤형 약물 반응 식별 및 예측 이미지

연구팀의 3D 위암 모델은 환자 고유의 위 조직 특성을 유지하면서 기존 PDX 모델에 비해 암의 발생과 성장, 약물 반응 관련 유전자 발현 패턴이 실제 환자와 유사했다. 항암제 효과 및 예후 예측 실험에서 높은 정확성을 보였다. 특히, 이 모델은 조직을 채취한 후 2주 이내에 신속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장진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 맞춤형 치료법 개발은 물론 새로운 항암제와 병합요법의 효과를 검증하는 전임상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찰스 리 교수는 “암세포와 간질세포 간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재현해 약물 반응 정확성을 높이고, 효과가 없는 환자에 대한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 STEAM연구사업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