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당기순이익에서도 삼성카드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2014년 이후 10년만이다. 지난해 현대카드에 신용판매액 1위 자리를 내줄데 이어 핵심 지표에서 연이어 선두 자리를 도전받고 있다. 여타 지주계열 카드사의 약진 속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보수적인 경영 방침으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646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늘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영업수익이 증가하고,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로 대손비용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총 취급고는 166조725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늘었다.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0%로 전분기 말(0.94%) 대비 소폭 상승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572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실적 차이는 925억원, 16.2% 삼성카드가 높다. 영업이익 역시 삼성카드가 지난해 885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신한카드는 75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희망퇴직과 법인세 등 일회성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4분기 실적이 감소했다는 것이 신한카드의 입장이다. 하지만 희망퇴직이 포함된 판관비와 법인세로 잡힌 비용은 각각 227억원과 210억원으로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외려 917억원에 이르는 대손충당금 전입액 등 보수적인 대손충당 인식과 영업 부진이 선두 수성에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 측은 “희망퇴직, 법인세 등 일회성 요인과 대외 환경에 따른 대손비용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반영 요인이 있었고 영업 자산 규모 등 영업 경쟁력을 보존하는 노력이 수반됐다”면서 “영업 가치를 바탕으로 경기 개선 및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에는 더욱 큰 실적 개선과 반등이 가능할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의 약진도 신한카드의 부진한 실적을 더욱 드러나게 하는 요인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0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6% 증가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