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아이오닉 9은 출시 이전부터 '최초'라는 타이틀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대차 전기차 최상위 세그먼트 모델이자, 파격적 가격으로 프리미엄 전기차 진입장벽을 낮춘 첫 전기차다.
현대차가 출시한 아이오닉 9을 타봤다. 시승은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부터 경기 양평군 이함캠퍼스까지 왕복 100㎞ 구간에서 진행됐다.
아이오닉 9 외관은 대형 전기 SUV라는 점을 감안해도 거대했다. 전장은 5060㎜, 전폭 1980㎜으로 웅장한 덩치를 자랑한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전장 5060㎜, 전폭 1980㎜)와 동일하고, 기아 EV9(전장 5010㎜, 전폭 1980㎜)보다 크다.

아이오닉 9이 기존 전기차와 다른 점이 있다면 덩치와 상반된 날렵함이다. 아이오닉 9은 최고출력 422마력, 최대토크 71.4kgf·m 힘을 발휘한다. 시승을 시작하자마자 힘이 느껴졌다. 2.7톤에 이르는 공차 중량에도 밟는대로 차가 나갔다.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강력한 출력을 자랑하며 순식간에 속도가 올라갔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볍게 치고 나가며 달리는 재미도 있었다. 이같은 주행 성능은 2개 전기 모터와 고용량 배터리 덕분이다.
국내 최초 110.3kWh 대용량 배터리로, 기아 동급 세그먼트 EV9보다 더 키웠다. 배터리를 기본 단위 셀이 아닌 모듈 단위로 탑재, 담을 수 있는 에너지 양을 늘렸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32㎞다. 아이오닉 9은 또 회생제동 시스템을 통해 주행거리를 효과적 관리할수 있도록 했다. 제동 시스템이 전기 에너지를 다시 회수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중간 기착지에서 실내를 살펴봤다. 아이오닉 9은 현대차 최초 3열 전기 SUV로, 실내 공간이 넉넉했다. 아이오닉 9 축간거리는 3130㎜로 기아 EV9보다 길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주먹 2개 이상 무릎 공간이 나왔다.
2열 시트는 스위블 시트를 통해 문을 연채 180도 회전 가능하다. 2열 시트를 3열 시트와 마주보는 형태로 조정하면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자녀를 위한 카시트를 장착하거나 제거하기 수월하다. 실내 중앙에 유니버설 아일랜드 2.0 콘솔은 앞뒤 최대 19㎝ 이동하는 방식으로 1·2열 승객이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콘솔은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수납공간 등 편의 사양을 갖췄다. 아이오닉 9 수하물 용량은 908리터로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각각 4개 적재할 수 있다.



아이오닉 9은 현대차 SUV 모델에서도 가장 크다. 3열을 바탕으로 6인승 또는 7인승을 제공한다.
3열 시트에 앉아보니 무릎 앞으로 주먹 1개 반, 머리 위로 주먹 2개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캠핑과 차박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각종 편의 사양도 탑재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실시해 차에서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넷플릭스, 왓챠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음원 스트리밍, 팟캐스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이오닉 9은 국산 대표 프리미엄 전기 SUV의 면모도 보여줬다. 단 24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한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충전소 도착 시점에 맞춰 배터리 온도를 제어하고 소모전력을 고려한 배터리 충전 잔량 예측치를 반영해 길을 안내한다.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기능도 추가했다. 아이오닉 9을 인도받은 고객은 구독형 서비스(Fod)를 통해 원하는 기능을 추가 구매할 수 있다. 센터를 방문하거나 별도 장비를 연결하지 않아도 SW 최신화로 차량 기능을 보완하면서 추가할 수 있는 것이다. 양방향 소통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을 공급하는 V2L 기능도 있다. 차량 외부 카메라를 세척하는 기능도 처음 장착했다.
가장 매력적인 점을 꼽자면 6000만원대 가격이다. 아이오닉 9 7인승 △익스클루시브 6715만원 △프레스티지 7315만원 △캘리그래피 7792만원이며, 6인승 △익스클루시브 6903만원 △프레스티지 7464만원 △캘리그래피 7941만원이다.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시 6000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