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의 디지털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 올해 설 명절 기간 디지털 상품권 판매액이 1조 원을 넘어서는 등 소비 촉진 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3월부터 통합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해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는 김성섭 중기부 차관 주재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 앱'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우선 3월부터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 앱을 출시해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한다. 기존에는 카드형과 모바일형 상품권이 각각 별도 앱에서 운영됐지만, 앞으로는 두 가지 상품권을 하나의 앱에서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일원화된다.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김성섭 차관은 “고령층이 스마트폰 앱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인정한다”면서 “통합 앱 출시 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전국 77개 지역센터, 상인회, 상인연합회, 지방청과 협력해 고령층이 쉽게 앱을 다운로드하고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자 친화적인 기능을 탑재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책적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골목형상점가 지정도 확대한다. 올해 안으로 골목형상점가를 누적 600곳까지 늘리고, 지자체와 협력해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등 가맹점 등록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이다. 특히 신규 가맹점 등록 시 지류·카드·모바일형 상품권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가맹점주를 위한 지원책도 강화된다. 통합 앱에는 결제 금액 음성 안내 기능이 추가되며, 매출 내역 및 정산 관리 기능도 제공된다. 또한 24시간 챗봇 상담 기능을 도입해 가맹점주의 불편 사항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3월 운영사 데이터 이관 등 통합 앱 출시 준비를 위해 오는 15일 0시부터 28일 24시까지 기존 카드형·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앱의 모든 기능이 중단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차관은 “2주간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중단되면서 소비자 불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법적 문제 및 사업자의 행태를 면밀히 점검해 앞으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도 사업자가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중기부는 설명절 온누리상품권 판매 현황도 발표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한 달간 판매된 온누리상품권(지류 및 디지털상품권) 총액은 1조2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디지털상품권 판매액은 8393억 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82%를 차지했다.
전통시장 등 가맹점에서의 상품권 사용도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설 명절을 포함한 한 달간 상품권 총사용액은 5286억 원이며, 이 중 디지털상품권 사용액이 3733억 원으로 전체의 약 71%를 차지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