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서비스 뒷단에서 지원하는 생성형 AI 모델 개발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에 집중한다. 카카오는 자체 생성형 AI 모델 개발에 외부모델, 오픈소스까지 고려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취하고 있다. 양사의 전략 성과에 따라 국내 플랫폼 기업의 AI 기술 개발·활용방식을 바꿀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하이퍼클로바X의 플래그십 모델을 업데이트하고 내부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플래그십 모델의 업데이트는 지난해 초 이후 약 1년 만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를 통해 정교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올해 검색, 쇼핑, 광고, 지도 등 핵심 서비스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성능 업데이트가 이뤄질 경우 정교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내부적으로 딥시크 AI 모델의 비용 효율화 방식도 파악하고 있다. 딥시크는 학습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가중치(weights)만 공개한 '오픈 웨이트' 모델이기 때문에 이를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 대비 성능을 효과적으로 끌어내는 방식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내부적으로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자체개발한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를 지속할 계획이다. 외부 모델 도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지만, 자체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경쟁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7일 2024년 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하이퍼클로바X와 같은 경우에는 선도업체와 기술 격차가 벌어지지 않으면서 네이버 서비스에 최적화된 모델 능력과 속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계속해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카나나 모델 개발을 이어가면서도 서비스에는 외부모델이나 오픈소스 모델까지 병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으로 대응한다. 특히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소비자 경험에 최적화되고 경쟁력 있는 AI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카나나 모델' 개발도 이어간다. 카나나 모델은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독자 AI 모델 라인업이다. 카카오는 카나나 모델이 경량화와 한국어 등 성능에서 기존의 오픈소스 모델이나 외부 모델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AI 안전성을 우선순위에 두고 비용 효율성을 따지는 만큼 무작정 외부 오픈소스 모델을 도입하기보다는, 검증된 내부 모델이나 오픈AI의 모델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 때문에 딥시크에 대해서도 네이버와는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3일 2024년 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딥시크에 대해 “매우 빠르게 모델 성능을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현재 이견은 없어 보이지만, 서비스화라는 측면에서는 실제로 필요한 여러 가지 AI 세이프티(Safety)나 안정성에 대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