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방사율 스스로 조절' 복합재 개발…에너지 소비 획기적 절감

개발된 고분자 복합재로 만든 필름 표면과 알루미늄 표면(대조군)의 외부 온도에 따른 표면 열화상 이미지. 김건우 교수
개발된 고분자 복합재로 만든 필름 표면과 알루미늄 표면(대조군)의 외부 온도에 따른 표면 열화상 이미지. 김건우 교수

외부 온도와 상관없이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소재가 개발됐다. 냉난방 에너지 소비 절감은 물론 배터리 표면 등에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등 활용도가 주목된다.

한국연구재단은 김건우 전북대 교수 연구팀이 주변 온도에 따라 열방사율을 스스로 조절하는 고분자 복합재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내 냉난방 에너지 소비는 전체 에너지 소비 40%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은 미흡하다.

에너지 사용 없이 표면 냉각이 가능한 복사냉각 기술이 해결책으로 떠오르지만, 이 현상 역시 냉각이 필요하지 않은 겨울철 등 상황에서도 불필요한 냉각이 이뤄지는 단점이 있어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고온에서 열방사율을 높이고 저온에서는 낮추는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상전이 소재를 활용, 스스로 열방사율을 조절하는 똑똑한 고분자 복합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상전이 소재는 고온에서 금속 성질을 가지고 있어 열방사율이 낮고, 저온에서는 세라믹 성질을 가지고 있어 열방사율이 높다. 목표 성질과 반대 특성을 가져 이를 역으로 활용할 방안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상전이 소재를 나노 입자화해 특정 열방사율을 가지는 고분자 내에 분산시켰다. 상전이 입자가 금속의 성질을 가질 때 산란하는 원적외선을 고분자가 대신 흡수하도록 해 열방사율을 높이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분자 복합재 열방사율은 섭씨 70도에서 15% 변화율을 보였다. 고분자 복합재로 덮여있는 방열체는 외부 온도 상관없이 내부 온도를 섭씨 70도로 유지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지는 고분자 복합재로 표면을 이룰 경우 외부 온도와 상관없이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냉난방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

김건우 교수는 “고분자 복합재 기반으로 성형이 쉬워 의류, 신발, 자동차 내장재, 건축 자재 등에 적용이 가능하다”며 “배터리처럼 온도에 민감한 제품에 활용하면 일정한 온도 유지가 가능해 성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어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증가시키는 등 여러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컴포지트 파트 비 엔지니어링(Composite Part B Engineering)'에 지난달 31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