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코로나바이러스 '빠른 유전자 복제' 기전 밝혀…새로운 백신·치료제 개발 가능성 제시

연구진. 왼쪽부터 KAIST 생명과학과의 유정민 박사, 이광록 교수.
연구진. 왼쪽부터 KAIST 생명과학과의 유정민 박사, 이광록 교수.

코로나19의 급격한 복제, 빠른 전염 기전이 아직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 연구진이 코로나바이러스 핵심 효소 단백질(헬리케이스) 복제과정의 급격한 촉진 및 전염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관련 백신·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KAIST는 이광록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641RS) 코로나바이러스의 헬리케이스 'nsp13 단백질'이 두 가지 활성을 지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이로써 SARS 코로나바이러스 유전물질인 RNA 복제를 촉진한다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첫번째 헬리케이스 활성은 DNA824나 RNA와 같은 이중 가닥 핵산을 단일 가닥으로 풀어주는 효소 기능이며, 복제·전사 과정을 촉진시킨다.

두번째 RNA 샤페론 활성은 핵산 구조의 올바른 접힘(폴딩)과 풀림 기능을 돕는 단백질로, 잘못된 RNA를 교정하거나 안정성을 향상시켜 세포 내 RNA 대사과정을 돕는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전파하려면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빠르게 복제하고 구성성분인 단백질을 생산해 이들을 조합하는 것이 필수다.

nsp13 단백질은 유전적으로 잘 보존돼 다양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이나 감염 치료 중요 표적이지만, 정확한 작용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nsp13 헬리케이스가 아데노신 삼인산(ATP) 분해시 나온 화학에너지를 이용해 RNA의 꼬인 구조를 단일 가닥으로 풀고, 부산물로 아데노신 이인산(ADP)이 생성하게 된다. 이때 생성된 ADP가 nsp13와 재결합해 샤페론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RNA 이차구조를 추가로 불안정화한다는 사실을 연구팀이 알아냈다.

결론적으로 헬리케이스 활성과 샤페론 활성이 시공간적으로 동시에 협력해 RNA 복제를 촉진하게 된다는 새로운 작용기전을 규명했다.

이광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표적 핵산-효소 단백질인 헬리케이스가 ADP를 통해 샤페론적 활성을 나타내는 새로운 발견”이라며 “이를 통해 헬리케이스의 기능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SARS 코로나바이러스의 다양한 변이에 대응할 효과적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유정민 박사가 제 1저자로 세계적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 온라인판에 1월 29일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지원,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 글로벌 기초연구 지원사업과 합성생물학핵심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