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박남정이 생애 첫 뮤지컬 연기에 도전하며 따뜻한 가족 드라마를 선보였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문화예술회관 아트홀에서 뮤지컬 '별 헤는 밤 - 위대한 유산(연출·각색 황진성, 작곡·음악감독 박주희)' 공연이 열렸다.
이 작품은 AI와 예술문화 가치를 중시하는 공연기획사 '드림아트테인먼트'가 서초구의 '서초금요음악회' 사업 지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이다. 동명의 원작을 각색한 스토리와 함께,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세 형제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산을 찾는 과정에서 가족과 인간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는 내용을 무대로 풀어낸다.
공연 현장은 박남정을 필두로 오화라, 장대성, 이보영 등 뮤지컬 배우들과 국립발레단 출신 정영재, 신수연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객석을 가득 메운 600여 명의 관객들의 소통으로 가득 채워졌다.
어르신이나 청장년 세대, 유아동까지 일반관객들은 물론, 기획주체인 드림아트테인먼트가 ESG경영 실천의 뜻으로 초청한 국내 최대 화상환자 커뮤니티 '해바라기회' 회원들까지 다양한 관객구성이 함께 느끼는 따뜻한 분위기가 눈길을 끌었다.

현대인의 삶과 어머니 세대의 애정, 대비되는 감정선
공연의 전반부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과 점점 잊혀 가는 어머니 세대의 따뜻한 애정을 대비적으로 그려냈다.
아역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영상으로 구현된 그림일기 스타일의 인물 이미지, 그리고 어머니의 내레이션이 가볍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AI 개발자로 바쁜 첫째(박남정 분), 의리를 중요시하는 사업가 둘째(장대성 분), 철없는 대학생 막내(이보영 분)는 각기 다른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줬으며, 이들의 대화 속에서 어머니는 담담한 체념과 긍정적인 해석을 이어갔다.
이러한 초반 구도는 여러 멀티롤 배우들의 다채로운 호흡과 함께 극적인 재미를 더했다. 또한 실크스크린 뒤에서 어머니가 부르는 솔로곡과 유언 장면은 감정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다채로운 퍼포먼스로 풀어낸 형제들의 변화
공연 중반부에서는 어머니의 유산을 둘러싼 형제들의 갈등과 반성이 뮤지컬적 장치들로 다채롭게 표현됐다.
박남정은 가수 출신다운 강렬한 보컬과 무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감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발레 퍼포먼스가 더해져 더욱 풍부한 무대를 만들어냈다. 둘째 역의 장대성, 셋째 역 이보영은 사채업자들과의 갈등, 여자친구와의 사랑과 실연 등을 통해 각자의 성장과 깨달음을 경험하며 극의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실크스크린을 활용한 불상 배경과 무당의 신내림 장면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사채업자들의 코믹한 장면과 대비를 이루었다. 이는 자연스러운 분위기 전환을 돕는 장치로 활용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소통과 가족의 의미를 강조한 감동적인 피날레
공연의 피날레는 객석과 무대를 오가며 형제들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장면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결국 형제들은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표현하며 감동을 자아냈다.
'별 헤는 밤'의 시 구절을 활용한 노래와 독백, 실크스크린 배경을 통해 외로운 감정을 표현하는 박남정의 솔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흑백톤으로 연출된 가을 운동회 장면 속에서 둘째와 셋째가 함께하는 듀엣 무대 또한 관객들에게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형제들의 늦은 고백과 어머니의 충고는 가족과 소통의 가치를 강조하며 공연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처럼 뮤지컬 '별 헤는 밤'은 절제감 있는 무대호흡을 앞세워 캐릭터 본연의 절제감을 깊게 해석한 박남정을 비롯, 명품 무대연기자들의 케미와 함께 MBTI, 로또, 양재 AI허브 등 키워드를 더한 지역특화 현실표현들을 버무린 담백훈훈한 가족동화로 마무리됐다.
공연 마케팅을 총괄한 황병준 드림아트테인먼트 부대표는 “바쁜 현대사회를 사는 대중에게 가족과 사회적 소통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뮤지컬 '별 헤는 밤'의 메시지가 잘 받아들여진 것 같아 기쁘다”라며 “앞으로도 '드림아트테인먼트'는 AI와 예술문화를 잇는 공연기획사로서는 물론, 현대사회에 따뜻한 사회적 메시지를 건넬 수 있는 종합 문화기업으로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