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이 기업 신용 평가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면서 이전 보다 정확한 대출 심사를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제금융기구인 국제결제은행(BIS)이 발간한 'AI와 관계형 금융'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반 신용 평가를 활용하는 은행은 기업의 수치화하기 어려운 정보를 종합해 은행이 대출을 내주는 '관계형 금융'에 있어 발생하는 정보 비대칭 문제를 완화하고 있다.
BIS 연구진은 AI가 신용 점수에 미치는 영향과 '은행-기업'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연구했다.
이를 위해 이탈리아 중앙은행이 2022년 실시한 '지역은행 대출 조사(RBLS)'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 대상 은행 117개 중 대출 심사에 AI 기술을 활용하거나 활용 예정인 은행(AI 은행) 14곳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AI 은행에서 기업이 획득한 신용 성장률은 비 AI 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AI 기업과 비 은행 기업이 동일한 신뢰 관계를 가진 기업을 놓고 봤을 때 AI 은행으로부터 얻은 신용 성장률이 비 AI 은행으로부터 얻은 수치보다 최소 1.2%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AI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기업의 신용 비용도 감소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대출을 받는 기업은 평상시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면서 “AI 은행은 이 기간에 보다 낮은 이자율을 부과함으로써 특정 권력자가 자신이 가진 권력이나 지위를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지대 추출(Rent Extraction)' 문제를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AI 기술이 금융 시장의 대출 관행뿐 아니라 거시경제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진은 “은행의 기업 신용 평가를 위한 AI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총체적 신용 공급 정책이 일반적인 거시 경제 상황에 덜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AI 기술이 신용 평가뿐만 아니라 금융 정책과 금융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