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과일 익히는 '에틸렌' 미량도 잡아내…생기원, 농산물 폐기 줄이는 센서 기술 구현

기술 개발 연구진. 왼쪽부터 이지언 학생연구원, 권용중 선임연구원, 정영규 수석연구원.
기술 개발 연구진. 왼쪽부터 이지언 학생연구원, 권용중 선임연구원, 정영규 수석연구원.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저장·유통 단계 채소 및 과일의 숙성 촉진 성분을 정밀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개발 기술로 식품 상태를 면밀하게 파악, 폐기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덩달아 폐기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상목)은 정영규 기능성소재부품연구그룹 수석연구원팀이 장시간 사용해도 정밀 측정이 가능한 '에틸렌 감지 센서'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에틸렌은 식물 생장 과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호르몬으로, 농도가 0.1PPM 이상 올라가면 과일·채소 숙성이 촉진돼 품질이 저하된다.

이를 품질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데, 현재 에틸렌 센서는 전기화학식이나 복잡한 가스크로마토그래피(GC) 방식으로 부피가 크고 고가다. 보급에 제약이 많다.

반도체식 센서도 고온 작동해 장기간 사용하기에는 안정성이 낮고, 에틸렌을 선택적 감지할 수 없다.

연구팀은 아연 산화물 센서 소재 표면에 니켈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용출시키는 기술로 문제를 해결했다. 센소 소재 내 니켈 원소를 밖으로 끌어내 초미세 나노입자화하고 강한 결합, 고른 분포를 이끌어냈다. 이는 장시간 에틸렌만을 선택적으로 감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널 오브 머터리얼즈 케미스트리 A 2월 표지 이미지. 관련 연구가 소개됐다.
저널 오브 머터리얼즈 케미스트리 A 2월 표지 이미지. 관련 연구가 소개됐다.

실험 결과, 이를 적용한 센서는 30일 장기간 테스트에서도 성능저하 없이 1PPM 미만 초저농도 에틸렌까지 감지했다.

용출 니켈 나노입자가 20~30나노미터(㎚) 크기로 균일 성장해 에틸렌 감지 정밀도를 높이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식품 부패 시 발생하는 암모니아, 황화수소, 트리메틸아민 등 방해 가스 간섭 없이 에틸렌만 선택적으로 감지했다.

또 니켈이 화산 분화구 모양으로 센서 소재 표면에 강하게 고정돼 고온 환경에서도 장시간 안정성을 유지했다.

개발 센서는 상대 습도 80% 이상 환경에서도 감도 저하가 없다. 저장·유통 현장에 활용도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정영규 수석연구원은 “감지가 어려웠던 에틸렌 가스를 장기간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반도체식 센서로, 제작비용까지 저렴해 곧바로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총괄책임자인 최현석 수석연구원은 “한국식품연구원과 함께 실용화 연구를 공동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기원 내부사업인 '빅이슈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돼 재료화학 분야 권위지인 '저널 오브 머터리얼즈 케미스트리 A' 2월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