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SNS 공구하면서 다이소는 문제?…'이중잣대' 논란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 약국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 약국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다이소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를 시작하면서 약사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약사들은 다이소에 제품을 공급한 대웅제약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제안하며, 저가 건강기능식품 유통이 소비자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부 약사들은 SNS를 활용한 공동구매 방식으로 건강기능식품을 직접 판매하고 있어, '이중잣대'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유통·제약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최근 대웅제약과 협력해 비타민, 루테인, 밀크씨슬 등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3000~5000원대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존 약국에서 판매되는 건강기능식품보다 가격이 크게 낮아지자 약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약사단체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은 전날 성명서에서 “다이소 PB건기식 가격은 그간 제약회사에서 약국에 공급했던 가격을 뛰어넘는 상상도 못했던 수준”이라며 “과거 알뜰 비타민C를 시작으로 많은 회사가 상품 인지도를 높이는 용도로 약국을 이용한 후 인지도가 쌓이면 다른 유통경로로 제품을 풀어왔다”고 지적했다.

대웅제약은 닥터베어 브랜드 건기식 26종을 다이소에서 판매 중이다. 일양약품은 비타민C 츄어블정, 쏘팔메토 아연, 비타민C 등 9개 제품을 판매한다. 종근당건강은 오는 3월 락토핏 골드와 루테인지아잔틴 등 건기식 2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대한약사회는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 결국 품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고, 건강기능식품 전문 상담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저렴하게 파는 것에는 용량이 다르거나 여러 이유가 있다”면서 “건강기능식품은 약과 식품의 중간 성격으로, 소비자들이 온라인이나 다이소 등에서 사온 건강기능식품을 약국에 가져와 상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약사들은 SNS에서 비타민, 루테인, 유산균 등을 공동구매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에서 약사들이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약국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약사들이 다이소 판매를 비판하면서도 정작 본인들이 SNS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약사들이 건강기능식품을 SNS에서 파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늘어났다”면서 “다이소 판매를 반대하려면, SNS 공동구매도 같은 기준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건강기능식품은 더 이상 약국에서만 구매하는 제품이 아니다. 이미 온라인, 홈쇼핑, 대형마트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은 올리브영에 입점하는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면서 “다이소는 유통채널 다변화 전략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