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권태일 유라클 대표는 인공지능(AI) 사업 확대 배경에 대해 단호하게 말했다. 유라클은 국내 모바일 플랫폼 1위 기업으로서 안정적인 위치에 있지만, 현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AI와 클라우드 분야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권 대표는 AI와 클라우드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IT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가 그 원년이다. 모바일 플랫폼 1위 기업이라는 국내 타이틀을 넘어, 글로벌 AI & 클라우드 SaaS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권태일 대표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및 국내 기업들은 물론 중소기업들까지도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도입을 필수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라면서 “이러한 시장의 흐름 속에서 유라클 역시 AI 사업을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라클은 기존에 국내 모바일 플랫폼 분야에서 1위라는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국내 시장에 한정된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 한정된 성장의 한계를 느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AI 분야로의 진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라클은 지난해 8월 고려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한국어에 특화된 LLM(거대 언어 모델) 기술을 이전받아 본격적으로 AI 사업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AI 기술력을 확보하고, 산업별·업무별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준비를 마쳤다.
유라클의 AI 사업 전략은 AI 플랫폼인 '아테나(Athena)'를 기반으로 크게 한국어 특화 sLLM, 이를 운영 자동화하는 LLMOps, AI 서비스를 생성할 수 있는 Service Builder로 구성됐다.
기업 특화 소형 언어 모델인 아테나 sLLM(Specialized LLM)과 LLM의 생명 주기 및 업데이트를 관리할 수 있는 아테나 LLMOps를 통해 기업들이 AI 모델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테나 Service Builder는 다양한 LLM을 기업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현재 약 10여 개의 고객사와 PoC(개념 검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권 대표는 “이르면 이번 달 가시적인 계약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유라클은 또한 행정안전부의 안전신문고 앱 프로젝트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LG와 협력해 LLM 기반의 이미지 분류 및 자동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기존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업무를 AI가 자동으로 처리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AI와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유라클은 클라우드 사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권 대표는 “AI가 클라우드 환경에서 돌아가야 하는 만큼, 클라우드 플랫폼 개발은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유라클의 클라우드 브랜드인 '올림포스(OLIMPOS)'는 PaaS(Platform as a Service) 형태의 플랫폼이다. 올림포스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 컴퓨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MSA(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 구조를 지원하며, 다양한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자원 할당과 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모피어스 One은 클라우드 기반의 모바일 앱 개발 플랫폼으로 운영 및 관리를 위한 CI/CD(지속적 통합 및 배포) 기능이 포함된 솔루션이다. 컴퓨팅 자원의 유동적 할당과 비용 절감을 위해 클라우드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도입하여 고객사의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유라클은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으로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권 대표는 “미국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해 진출이 쉽지 않다”라며 “반면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은 대안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 유라클에 더 큰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시장은 미국 제품군에 대한 높은 유지보수 비용과 구독 모델에 대한 불만이 많아, 합리적인 가격과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라클의 솔루션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라클은 글로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인 AWS와 협력해 자사의 제품을 AWS 마켓플레이스에 올리고, 이를 통해 글로벌 고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타깃 지역에서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권 대표는 “유라클은 이제 모바일 기업이 아닌 AI 기업”이라며, AI와 클라우드 기반 SaaS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유라클은 2030년까지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50대 소프트웨어 기업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는 소프트웨어 세상'이라는 비전 아래,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클라우드에서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SaaS 서비스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조직 문화 또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유라클은 직원들의 창의성과 도전 정신을 키우기 위해 내부 AI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권 대표는 “AI와 클라우드 융합을 통해 글로벌 IT 시장에서 유라클의 존재감을 높이겠다”며 “2025년을 AI 사업의 본격적인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의 첫해로 삼고, 선두권 AI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정희 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