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첫 다자간매매체결시스템(ATS) 넥스트레이드가 첫 거래를 시작했다. 1956년 국내 증권거래소 설립 이후 약 70년 만의 '복수 주식 거래시장' 시대가 열렸다.
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넥스트레이드는 개장식을 개최하고 오전 10시부터 시장 운영을 시작했다. 넥스트레이드에 상장된 10개 종목은 안정적으로 첫 매매를 체결했다.
거래 종목은 이달 말까지 800개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당장 2주간 넥스트레이드를 통해 거래 가능한 종목은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S-OIL등 코스피 종목 5개와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YG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 코스닥 종목 5개다.
거래를 위해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필요는 없다. 평소 이용하던 증권사 앱에서 주문을 넣으면 증권사가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을 활용해 최적의 조건으로 주문을 실행해 준다. 투자자가 두 거래소 중 하나를 선택해 거래할 수도 있다.
거래 시간은 대폭 늘었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 기존 거래 시간(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서 늘어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주문 유형도 다양해진다. 기존 호가(시장가 호가·지정가 호가) 외에 '중간가호가'와 '스톱지정가호가' 등 새로운 호가도 도입된다. 중간가 호가는 최우선 매수 호가와 최우선 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주문이 자동으로 체결되는 방식이다. 스톱지정가 호가는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주문이 실행되는 방식이다.
거래 수수료도 저렴해진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보다 20~40% 낮은 매매 체결 수수료를 적용한다. 다만, 수수료 인하 체감은 크지 않을 수 있다. 투자자가 내는 수수료는 증권사가 관계기관 지급 수수료를 제외하고 자체적으로 정한다.
최근 넥스트레이드 출범에 발맞춰 증권사들은 거래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이날부터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를 오프라인 기준 0.490%에서 0.486%, 온라인은 0.140%에서 0.136%로 낮춰 적용한다. 키움증권은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또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할 때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 0.0145%를 적용한다. 한국거래소 거래 시 매매 수수료(0.015%)는 이전과 같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매매 수수료를 낮춘다.
넥스트레이드에 참여 의사를 밝힌 증권사 28곳 중 14곳(교보, 대신, 미래에셋, 삼성, NH, LS, 유안타, KB, 키움, 토스, 하나, 한국, 한화, 현대차)만 전체 시장에 참가한다. 나머지 14개 증권사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 우선 참가하고 이후 차례대로 전 시장 거래에 참여할 예정이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안정적인 거래시스템 안착을 통해 우리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거래 편의성을 높이겠다”면서 “우리 자본시장 밸류업과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