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가상 자산이 이틀새 10% 가까이 등락을 거듭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작 후 변수에 따라 급등, 급락을 오가는 현상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소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4일 8만4000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은 3일 트럼프 미 대통령 가상자산 비축 발언에 전날보다 7% 이상 오른 9만2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인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를 확대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8% 넘게 하락했다. 비트코인과 같이 미국 전략자산으로 분류돼 3일 폭등한 이더리움은 4일 14%, XRP(리플)는 15.79%, 솔라나는 18.23% 급락했다. 전날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한 것이다.
이날 폭락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4일부터 발효할 방침이다. 또 내달 2일부터는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 관세'도 부과한다.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던 가상자산들은, 실제로는 전반적 하락장 속에서 기존보다 더 큰 변동 폭을 보이며 출렁이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투자 비중이 최근 크게 늘어난 국내 시장이 이 같은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민의힘 김재섭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5개 원화거래소 월별 계정 보유 투자자수'에 따르면 지난해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로 11월~12월 두 달간 국내 거래소에 100만명이 넘는 신규 투자자가 유입됐다.
하반기 월별 거래대금은 상반기와 비교해 9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6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1878억원이었으나 11월과 12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14조9175억원, 17조115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11월 16조8917억원, 12월 15조6682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12월 업비트에서만 일주일 새 100조원이 거래됐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3일 기준 리플은 글로벌 거래량 156억3544만달러(22조8590억원) 25%가 국내에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비트코인뿐 아니라 전체 디지털 자산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면서도 “미국이 7일 '백악관 가상자산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언급이 어떤 의도인지 그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트레이딩 기업 QCP 캐피탈은 4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가상화폐 변동성은 여전히 높으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3월 말까지 매도 옵션 수요가 매수 옵션 수요보다 높다”면서 “변동성 지수도 상승하는 등 미 행정부 최근 관세 인상 이후 전반적인 위험 자산 시장이 불안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