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배나 '쭉쭉'…나무 뿌리 모방한 신축성 전자기판 국내 개발

우리 연구진이 최대 700%까지 늘어나는 신축성의 스트레처블 전자 제품 기반 기술을 구현했다.

나무뿌리가 흙에 단단히 고정되는 생체 구조를 모방한 결과다. 스마트 저항 밴드와 스트레처블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태양 전지 등 폭넓은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연구로 기존 스트레처블 전자 제품 개발 한계를 극복한 '생체 모사 인터페이스 설계(BIEFI)'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KAIST가 개발한 BIEFI는 신축, 구김, 굽힘, 말림, 비틀림 등 다양한 변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한다. 피트니스 모니터링과 재활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KAIST가 개발한 BIEFI는 신축, 구김, 굽힘, 말림, 비틀림 등 다양한 변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한다. 피트니스 모니터링과 재활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전자 제품 유연성·신축성·내구성을 동시에 극대화했다.

연구진은 나무의 주(primary) 뿌리, 보조(secondary) 뿌리 구조를 설계에 적용했다. 주 뿌리는 응력(변형된 물체 내부에 발생하는 힘) 분산과 균열·피로 발생 최소화 역할을, 보조 뿌리는 변형시에도 접착력을 강화한다. 이런 설계는 다양한 변형 상황에서도 높은 소자 신뢰성과 성능을 보장한다.

연구팀은 최대 700%까지 늘어나면서, 1000회 이상 물리적 변형 시도에도 안정적인 구조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늘림, 비틀림, 압축 등 변형에도 견디며, 변형이 반복돼도 사용 수명이 길다.

실시간으로 운동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저항 밴드에 적용하거나 다양한 피트니스 활동에 적용할 수 있다.

태양 전지에 이를 적용, 에너지를 저장하고 LED를 구동하는 것에도 성공했다. 에너지 하베스팅152과 저장 장치로서 잠재력을 입증했다.

연구진. 왼쪽부터 박인규 KAIST 교수, 김혜진 ETRI 박사, 굴 오스만 KAIST 박사과정, 김택수 KAIST 교수.
연구진. 왼쪽부터 박인규 KAIST 교수, 김혜진 ETRI 박사, 굴 오스만 KAIST 박사과정, 김택수 KAIST 교수.

박인규 교수는 “이런 생체 모사형 설계가 차세대 전자 기술을 위한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인터페이스 설계 최적화와 접착력 향상, 더 복잡한 뿌리 구조 모방 등으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굴 오스만 KAIST 기계공학과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KAIST의 박인규·김택수 교수와 김혜진 ETRI 박사가 연구를 총괄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월 온라인판에 실렸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지원 아래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