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과학기술인 “지방 대신 수도권 이동 선호”…지역·조직 정주 지원 정책 확대 필요

재직자 연령대별 지역 이동 고려 수준 및 이유
재직자 연령대별 지역 이동 고려 수준 및 이유

과학기술 분야 재직자 및 이공계 대학 연구원 대부분 경력개발을 위해 지역 및 조직 이동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정주에 필요한 경력개발 지원 여건 또한 지방과 수도권 간 격차로 인해 지역 간 인재 불균형 등 문제 가속화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은 과학기술 분야 기관·대학의 인재 개발 현황과 과학기술인 역량·경력개발 인식 조사 결과를 수록한 '2024년 KIRD 과학기술 인재개발 조사 보고서'를 6일 발간했다.

조사 결과 20대와 30대 과학기술인은 경력개발을 최우선 목적으로 지역 이동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 과학기술인들의 지역 이동 선호가 두드러졌다. 과학기술 분야 재직자 대상 활동조사 결과 향후 1년 이내 지역적 이동에 대해 20대(30.7%)가 가장 많이 고려하고 있으며, 특히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19.0%)을 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이동 고려 이유로는 경력개발 기회(53.2%)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경제적·재무적 기회(44.6%), 현재 직무의 계약 종료(25.9%) 등이 뒤를 이었다.

이공계 대학 연구원 대상 조사 결과에서는 박사후연구원(49.2%), 박사과정(38.4%), 석사과정(33.1%) 순으로 향후 1년 내 지역적 이동을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16.0%)을 가장 많이 고려하고 있으며, 해외 이동(11.1%) 또한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지역 이동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은 경력개발 기회(각 56.3%, 57.9%), 박사후연구원은 경제적·재무적 기회(53.3%)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처럼 젊은 과학기술인이 경력개발을 위해 지역과 조직 이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정주에 필요한 경력개발 지원 여건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경력개발 지원 서비스 운영에 있어 수도권과 비수도권 소재 대학 간 지역 격차가 두드러졌다. 전체 8개 경력개발 지원 유형 모두에서 비수도권 소재 대학이 수도권 소재 대학에 비해 서비스 운영 비율이 낮았으며, 격차는 국내외 인턴십(28.9%), 경력설계(상담, 컨설팅)(21.0%)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젊은 인재가 수도권으로 이동을 가장 희망한다는 결과와 더불어 지역 간 인재 격차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역 인재 유입과 정주를 위해 R&D 환경 개선, 일자리 창출 외 경력개발 지원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 정책 지원이 더욱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KIRD는 분석했다.

배태민 KIRD 원장은 “과학기술계가 직면한 이공계 인재 유출, 지역 간 인재 유치 불균형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양질의 일자리뿐만 아니라 경력개발이라는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젊은 과학기술인 경력개발 지원 확대를 위해 경력 상담 멘토링, 경력 설계 프로그램, 경력 정보 콘텐츠 개발, 연구기관 경력개발 제도 컨설팅 등 사업을 고도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