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인 비에이치가 올해 최대 실적 작성에 도전한다.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 매출을 달성한 바 있는데, 올해 또 다시 기록 경신에 나선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비에이치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조8700억원 규모다. 증권가 추정 컨센서스로, 지난해보다 6.6%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 실현되면 비에이치는 또 한 번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1조7544억원으로, 2022년 이후 2년 만에 최대 매출을 경신했는데, 올해 컨센서스가 이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871억원을 남겼다. 전년 대비 2.67% 상승한 수치다. 다만 2022년 기록한 최대치(1313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 영업이익도 새로운 기록을 작성할 지 주목할 포인트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최대 매출에 대해 “모바일 사업과 전장 사업에서 안정적인 신규 수주와 제품 공급이 이루어진 결과”라고 전했다.

올해 비에이치 성장이 주목되는 건 아이폰17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17 전체 모델에 저전력 디스플레이 기술(이하 LTPO OLED)을 채택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아이폰 프로와 프로맥스 2개 모델에만 쓰던 것을 올해는 4개 모델로 확대한다.
그런데 이 LTPO OLED는 제조가 어렵다. 고난도 기술이기 때문에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애플 주문을 받지 못하고, 국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17에 들어갈 LTPO OLED를 전량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에이치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를 납품하는 회사로, LTPO OLED 물량 증가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비에이치에는 또 올해서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스마트폰 폼팩터 변화도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슬림 디자인의 제품을 새롭게 내놓고, 화면을 두 번 이상 접는 멀티폴더블폰을 상용화하고 있는데, 이같은 새로운 폰과 디스플레이의 변화는 새로운 부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에이치는 스마트폰을 얇게 만들기 위해 새로운 FPCB 공법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성능은 향상하면서도 초박판·고다층으로 만들어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고다층 FPCB는 개발을 완료해 고객에 납품,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대면적 제품에 특화된 FPCB도 개발 중이다. 기존 스마트폰 패널(6.3인치) 대비 약 4배 넓은 10인치 크기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크기를 고려할 때 태블릿이나 멀티폴더블 제품군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에이치 관계자는 “올해는 주요 고객사의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 강화와 스마트폰 슬림화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FPCB 두께는 줄이면서 성능은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 개발 및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출 성장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