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음재 없이 소음 줄인다…철도연, '물고기 뼈' 본딴 소음기 개발

노희민 철도연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피쉬본 소음기 실제 형상
노희민 철도연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피쉬본 소음기 실제 형상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한석윤)이 생체 모사 기술을 적용한 물고기 뼈 모양 '피쉬본 소음기'를 개발했다. 소리를 흡수하는 흡음재를 사용하지 않고도 높은 소음 저감 효과를 구현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덕트형 소음기는 흡음재를 사용해 소음을 줄이는데, 습기에 약하고 유지보수가 어렵다. 또 금속재를 많이 사용해 무겁고 비용 부담이 컸다.

연구진은 소음이 특정 방향으로 반사되거나 서로 부딪혀 약해지는 효과를 유도하는 내부 칸막이, 스플리터를 피쉬본 모양으로 설계했다. 이를 통해 흡음재 없이 소음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공기 흐름과 소음의 움직임을 정밀 분석하는 과학적 접근 방식을 적용했다. 2차원 및 3차원 전산 해석으로 다양한 구조를 시험해 최적 설계를 도출하고, 공인 시험기관 실험으로 신뢰성을 확보했다.

피쉬본 소음기는 어류 등뼈 구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독창적인 설계를 적용했다. 여러 층으로 이뤄진 가느다란 구조(리브)가 소음을 분산시키고, 반사해 저감하는 역할을 한다.

흡음재 없이도 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이며, 공기 흐름을 최적화해 소음이 적게 퍼지도록 돕는다. 또 개폐형 구조를 적용해 유지보수가 쉬워 비용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공인시험기관에서 진행한 성능 시험 결과, 피시본 소음기는 500~5000헤르츠(㎐) 주파수 대역에서 기존 방식 대비 평균 10데시벨 이상 소음 저감 효과를 보였다.

신슐레이터 계열 흡음재를 외부에 보강할 경우 소음 감소 효과가 더욱 극대화됐으며, 소음 저감 성능뿐만 아니라 공기 흐름이 20% 이상 원활해지는 효과도 확인됐다.

노희민 철도연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혁신적인 기술로, 흡음재 없이도 효과적으로 소음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과 차별화된다”며, “유지보수 비용 절감과 친환경성을 갖춘 피쉬본 소음기를 실용화하여 철도 차량과 인프라에 폭넓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석윤 철도연 원장은 “피쉬본 소음기 개발은 친환경 K-철도기술 발전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정부 및 철도 운영기관과 협력해 소음 저감은 물론 지속 가능한 철도 기술 혁신을 이루기 위한 연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