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락가락 관세 비판에 “유연성이다”..EU 보복엔 “우리가 이길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에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다음달 2일까지 관세 정책에 유연성(flexibility)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와 캐나다 등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다 유예하는 등 일관성 없는 정책을 펼친다는 지적에 대한 항변이다.

유럽연합(EU)이 보복 관세를 결정한 것에 대해선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후 기자들을 만나 '관세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에 “일관성이 없는 게 아니라 유연성”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자동차업계 요청을 받아들여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자동차 분야 관세를 1개월 유예한 사실을 언급했다. 오락가락한 관세 정책 비판의 사례를 '유연성'의 대표 사례로 꼽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도 유연성을 발휘하냐'는 질문에도 “난 항상 유연성을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한번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유연성이 매우 적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4월 2일은 미국에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미국은 다른 나라들이 우리한테 훔쳐 가고, 미국의 무능한 지도자들이 (다른 나라가) 훔쳐 가도록 허용한 것들의 상당 부분을 되찾을 것”이라고 상호관세 부과 의지를 재차 밝혔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증시가 급락한 것과 관련해서도 앞으로 미국 경제가 더 튼튼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되면 증시가 급등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에 대해선 “아주 좋은 소식”이라고 반응했다.

EU의 보복 관세에 대응하겠냐는 질문에는 “물론 난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 돈의 전투(financial battle)에서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이날 미국이 발효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에 맞서 다음달부터 두 단계에 걸쳐 총 260억유로(약 4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고려하냐는 질문에 “완전히 그렇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마틴 총리를 옆에 두고 아일랜드의 대미 무역흑자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마틴 총리는 아일랜드도 미국에 이전보다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일랜드는 법인세가 상대적으로 낮아 미국을 비롯한 많은 기업이 이전하는 나라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일랜드와 같은 수준으로 법인세를 낮추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민주당이 얌전히 굴면 세금을 낮출 계획”이라고 답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