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암 유전자 5종 검사(DTC) 해보니…결과는 앱으로 간편하게

솔닥 유전자 암키트
솔닥 유전자 암키트

국내에서 소비자대상직접시행(DTC) 유전자 검사를 사용해 암 발생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비대면진료 앱 솔닥을 이용하면 된다. 기존에는 암 유전자 검사를 하려면 병원에 방문해야 했지만 이제는 집에서 입안 세포를 채취해 검사 기관에 보내면 된다. 기자는 DTC로 대표암 5종 암 유전자 검사를 해봤다.

우선 솔닥 앱에 가입한 후 유전자 검사를 신청했다. 솔닥은 현재 대표암 5종, 암 22종, 소아질환 5종, 남성암 5종, 여성암 5종 유전자 검사 키트를 판매 중이다.

신청하면 DTC 키트가 집으로 배송온다. 키트는 보통 유전자 검사 키트와 같다. 입 속 DNA824를 채취해야 하는데 음식을 먹었으면 양치를 하는게 좋다. 침을 최대한 없애고 입 안 양쪽에 키트 DNA 수집면을 밀착시켜 앞으로 긁는다. 이후 이름과 전화번호 뒷자리를 적어 키트를 다시 병원으로 보내면 끝이다.

키트를 입속에 긁고 있는 모습
키트를 입속에 긁고 있는 모습

보고서는 솔닥 앱에서 제공되고, PDF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의사 소견도 첨부됐다. 보고서는 유전적 위험도가 분석된 암 항목들을 한눈에 보여줬다.

질병 유전적 위험도는 총 4단계인 중점관리(2.0이상), 주의(2.0미만~1.5이상), 관심(1.5미만~1.1이상), 양호(1.1미만)로 구분된다. 수치가 높을수록 질병 발생 위험도가 높다. 결과값이 1.5인 경우 질병이 없는 정상인 대비 질병 발생 가능성이 1.5배 높음을 의미한다.

기자의 경우 '주의 단계'는 폐암, 대장암(결장암)이었다. '관심 단계'는 위암, 간암, 대장암(직장암)으로 나왔다. 어떤 것도 양호하지 않았다. 특히 폐암은 유전적 위험도가 1.91배였고, 흡연을 할 경우 위험도가 10배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또 하나 눈에 띈 건 대장암 위험도였다. 특히 결장암(대장의 일부) 위험도가 높았는데, 이 암은 유전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94%에 달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고지방 식이, 음주, 육가공품 섭취가 대장암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예상 유병률
예상 유병률

유전자 검사 결과는 단순히 '암에 걸릴 확률'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습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환경요인을 고려한 위험도 결과'로 △음주 △흡연 △비만 △유해물질 노출 등에 따른 개인별 위험도를 알려줬다. 그동안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던 식습관과 생활 패턴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수치화된 느낌이다.

물론 유전자 검사 결과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위험도가 높다고 반드시 암에 걸리는 것이 아니고, 낮다고 완전히 안전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개인에 맞는 유전적 요인과 유병률을 예상할 수 있고, 위험요인을 피해야 한다고 감지할 수 있게 됐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