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제안한 △이사 수 상한 설정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분리 선출이 가능한 감사위원 수 상향 등 모든 정관 변경의 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의 이사 후보 선임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고했다.
19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ISS는 이 같은 내용의 의안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ISS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성과를 인정하면서 현 체제를 유지하는 데에 손을 들어줬다. ISS는 “견고한 실적을 기반으로 주주에게 강력한 수익을 제공했다”며 “장기적인 사업계획(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성공적 수행과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현재 경영진의 연속성을 지키는 것이 충실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ISS는 고려아연 측이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제안한 정관 변경안에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고려아연은 △분리 선출 가능한 감사위원 수 상향 △이사수 상한 설정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의 안건을 상정했다.
구체적으로 이사 수 상한 설정과 관련한 일부 정관 변경 안건과 관련해서는 이사 수를 제한해 과도하게 큰 이사회로 인한 비효율성을 방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찬성을 권고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이사회 독립성 및 투명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긍정적 측면에 주목하며 찬성을 권고했다. 배당 기준일 변경 안건에 대해선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기업 거버넌스 개선 사항이라고 평가했고 분기배당 도입도 주주친화적 배당 분배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분리선출 가능한 감사위원의 수를 설정하는 안건 역시 감사 과정의 독립성을 높이고 기업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면 ISS는 고려아연 측의 이사 후보 7명 선임에 대해서는 사임한 권재열 후보를 제외한 7명 전원에 대해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영풍·MBK 측이 제안한 총 17명의 이사 후보 중 김광일 MBK 부회장을 포함한 4명에 대해 제한적으로 찬성했다.
ISS는 최근의 발전을 고려해 더 균형 잡힌 대표성과 독립성 강화를 목표로 한 추천이라고 설명했다.
ISS의 이 같은 권고에 고려아연과 영풍·MBK는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의 권고대로 현 경영진 체제 속에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지속해 추진할 것”이라며 “홈플러스 사태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MBK와 영풍의 적대적 M&A와 이로 인해 예상되는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 경쟁력 훼손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풍·MBK 관계자는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최윤범 회장 측 불법적인 행동들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고려아연 거버넌스가 훼손됐음을 확신하고 있다”며 “여러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ISS의 권고에 따라 영풍·MBK측 이사 후보들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