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에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다. 최종 판단에서 법 위반이 확정될 시, 최대 350억달러(약 51조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EU집행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알파벳의 구글 검색 및 구글 플레이가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집행위가 작년 3월 DMA를 전면 시행한 이후 조사 결과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고자 6개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 키퍼'로 지정, 특별 규제하는 법이다. 알파벳·아마존·애플·메타·MS·바이트댄스(틱톡) 등 6개 게이트 키퍼 지정 기업 가운데 5개가 미국 기업이다.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글 검색은 항공권·호텔 예약 등에 관한 검색 결과에 구글 자체 서비스를 유리하게 노출하는 '자사 서비스 우대'(Self-Preferencing) 행위로 DMA 규정을 위반했다.
아울러 집행위는 앱스토어인 구글 플레이가 외부 앱 개발자들이 사용자들에게 더 저렴한 구매 옵션이나 대체 결제 수단을 안내하는 것을 기술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결제방식 유도 금지'(anti-steering)로 불리는 빅테크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알파벳은 예비 결과에 대한 반론을 행사할 수 있다. 집행위도 알파벳 측과 시정조치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종 판단에서 법 위반으로 확정될 경우, 비준수 결정문(Non-Compliance Decision)을 채택할 것이라 예고했다.
비준수 결정문에는 DMA 위반 확정 조사 결과와 그에 따른 제재가 포함된다. DMA 규정에 따르면 위반 기업은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알파벳의 2024년 매출을 기준으로 약 350억달러(약 51조원)에 달할 수 있다.
한편 이날 EU 집행위는 애플에도 DMA를 준수하라고 압박했다. 집행위는 애플에 아이폰, 아이패드가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워치·헤드폰·TV 등과 호환될 수 있도록 '상호운용성'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애플의 경우 당장은 과징금 부과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향후 집행위 지시를 이행하지 않으면 구글과 마찬가지로 위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EU의 빅테크 견제로, 미국과 EU 간 갈등은 고조될 전망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EU가 미국 빅테크에 과도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며 관세 부과를 경고한 바 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