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유명 할리우드 감독으로부터 수백억원대 제작비를 사기당했다.
20일(현지 시각)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지방검찰청은 지난 18일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칼 에릭 린시(47)를 체포해 사기 등 7개 혐의로 기소했다.
칼 린시는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액션 영화 '47 로닌'으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 감독이다.
그는 당초 넷플릭스로부터 제작이 중단된 SF 시리즈 '화이트 호스'를 4400만 달러(약 646억원)에 제안받았다. 여기에 더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추가 제작비가 필요하다며 1100만 달러(약 161억원)를 더 받아냈다.
검찰에 따르면 칼 린시는 제작비로 작품을 완성하는 대신, 입금 받은 제작비를 자신의 통장으로 송금했다.
그는 이 돈을 가상자산(암호화폐), 콜 ·풋옵션 등 유가 증권 매수, 이혼소송 비용, 고급 호텔 숙박비, 명품, 슈퍼카 등에 탕진했다. 사치품에 그가 쓴 금액만 1000만달러가 넘는다. 여기에 넷플릭스가 소송을 걸 것을 대비해 넷플릭스가 준 제작비로 변호사까지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 레슬리 백스키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칼 린시는 약속된 TV 시리즈를 완성하는 대신, 사치품 구매와 개인적인 투자에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유명한 스트리밍 플랫폼의 자금에서 1100만달러(약 161억3000만원) 이상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칼 린시 감독이 제작을 중단한 '화이트 호스'는 당초 '콩퀘스트'라는 이름으로 2018년부터 제작하기 시작한 작품이다. 당시 키아누 리브스의 투자를 받아 만들었으며 이후 시리즈를 넷플릭스가 시리즈를 인수해 6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했음에도 아직까지 완성하지 못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