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슈퍼 주총 위크 '사업다각화·지배구조 정비'

주주총회(CG) (사진=연합뉴스)
주주총회(CG)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몰려 있는 슈퍼 주총 위크가 시작된다. 26일~31일 사이에 100곳이 넘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은 각 사 지배구조 정비, 사업다각화 전략, 연구개발(R&D) 강화 등 중장기 성장전략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사업목적 추가…사업다각화·신성장동력 확보

이번 주총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이 강조하는 키워드는 '사업다각화'다. 유유제약은 오는 27일 열리는 주총 안건으로 사업목적에 '동물의약품 등(동물의약외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제조·판매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다. 동물의약품 등 관련 부서를 신설해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유유제약은 이미 지난해, 자사 비타민C 제품 '유판씨'의 반려동물용 버전인 강아지용 '멍판씨'와 고양이용 '냥판씨' 상표권을 특허청에 등록했다.

신약개발기업 이엔셀은 28일 정기주총에서 정관에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개발 및 서비스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한다. 위탁개발생산(CDMO)에 AI 기반 바이오 데이터 분석과 생산 최적화 솔루션을 도입해 CGT 치료제 제조 공정을 개선한다. 품질 관리(QC) 및 공정 자동화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 신규 사업도 적극 추진해 기업 브랜드 확장과 함께 신성장동력을 발굴키로 했다.

안국약품도 '사료 제조 및 수입업, 판매업'과 '미용기기 제조, 유통,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반려동물용 사료 제조와 판매와 미용기기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설 방침이다.

◇지배구조 정비 본격화

한미약품그룹은 26일 정기 주총에서 지난해 발생한 오너간 경영권 갈등을 매듭짓기 위해 이사회를 개편한다. 사내이사 후보로 임주현(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부회장), 김재교(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심병화(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전 한미사이언스 상무) 등을 선임키로 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이사회 개편으로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오너인 대주주가 이를 견제하는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한다고 설명했다.

보령은 31일 정기 주총에서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와 김성진 최고전략책임자(CSO221) 등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기존 김정균·장두현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정균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는 것으로, 책임경영에 나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미국 미시건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사회행정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3년 보령에 입사, 2019년 보령홀딩스 대표, 2022년부터 보령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R&D 강화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JW중외제약은 26일 정기주총에서 함은경 총괄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함 총괄사장은 서울대 제약학과 졸업하고 JW중외제약에 입사해 개발팀장, 수액마케팅 팀장을 거쳐 JW홀딩스 JW경영기획실장, JW생명과학 경영기획실장, JW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개발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기업 R&D 역량 강화 등에 기여하고 혁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단기 실적보다는 지배구조 투명화, 사업다각화, R&D 투자 등 중장기 생존 전략이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