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기각하자 국민의힘은 '9전9패' 야당을 향해 '정략적 탄핵' '석고대죄' 등 총공세에 나섰다. 한 총리 탄핵 기각 판결을 지렛대 삼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국면에서 반전 여론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까지 앞두고 있어 대야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안을 통과시킨 야당을 겨냥해 “정략적 탄핵안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맹공을 가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 탄핵안을 통과시킨 9건을 나열하며 “9전9패다. 헌정사 길이 남을 기록적 패배”라며 “사법부가 다시 한번 브레이크를 건 만큼 이제라도 야당은 헌법정신 어긋난 무모한 도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재명 세력'의 입법 권력을 동원한 내란 음모에 헌법의 철퇴가 가해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졸속 탄핵으로 87일이나 국정을 마비시킨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헌재가 한 총리 탄핵심판에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국민의힘은 한 총리 탄핵 기각처럼 윤 대통령 탄핵심판도 같은 판단으로 기각이 내려지길 기대했다. '9전9패'의 결과물에서 사실상 거의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셈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재판관들이 각자가 옳다고 판단한 대로 각자의 주장을 판결문에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재판이 이뤄진다면 대통령 탄핵소추 결과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내 의원들도 헌재 결정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미칠 영향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 직무복귀도 조심스레 예측한다”고 했고, 이인선 의원은 “지긋지긋한 탄핵 광풍은 이재명 대표와 야당의 10대 0 완패로 종식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 국민의힘의 화력은 26일 예정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로 옮겨졌다. 이들은 △이 대표의 1심 선고가 기소 후 2년이 넘게 걸린 점 △1심 유죄 판결 후 '피선거권 박탈 기준'을 상향(100만원-〉1000만원)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점 등을 맹비판하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권영세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야말로 정치 '빌런'이자 국정 걸림돌”이라며 “민주당은 국회를 이재명 방탄 기지로 만들었고 정부를 마비 상태로 빠뜨렸으며 사법부를 겁박해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이야말로 진짜 내란 행위”라고 몰아세웠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