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탄핵 기각] 직무 복귀한 韓 “트럼프 리스크 대응 속도전”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현실로 닥쳐온 통상전쟁에서 우리나라의 국익을 확보하는데 모든 지혜와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지금 세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새로운 지정학적 대변혁과 경제 질서 재편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관세와 주한미군, 에너지 개발, 반도체 보조금 등을 거론하며 한국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가운데 대외상황 관리를 우선순위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행이 주미대사를 역임한 통상 전문가인 만큼 외교·통상 부문의 정상 공백을 우는데 주력하는 한편 기획재정부는 경제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 전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 전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국가 위기 상황을 여·야·정이 힘 모아 초당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26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도 이르면 이번주 후반 열릴 거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사회적·정치적 후폭풍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한 대행은 “제가 50년 가까이 모신 우리 국민 대다수는 나라가 왼쪽으로 치우는 것도, 오른쪽으로 치우는 것도 원치 않았다”며 “다만 위로, 앞으로 올라가고 나아가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몇 년 우리가 명백히 목격하고 배운 것이 있다면 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는 불행으로 치달을 뿐 누구의 꿈도 이루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여야와 정부가 정말 달라져야 한다. 저부터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초당적 협력이 당연한 주요 국정 현안들을 안정감 있게, 동시에 속도감 있게 진척시킬 수 있도록 저부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대한민국이 합리와 상식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오로지 나라와 국민 전체를 바라보며 제가 들어야 할 모든 목소리를 듣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지금의 위기 국면을 헤치고, 다시 한번 위와 앞을 향해 도약할 수 있도록 여야의 초당적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 대행은 직무가 정지된 88일 동안 이번 직무 복귀를 마지막 소임으로 간주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남은 기간에 제가 내릴 모든 판단의 기준을 대한민국 산업과 미래 세대의 이익에 두겠다”면서 “전 내각이 저와 함께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는 의성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방문하고 울산 울주군, 경북 의성군, 경남 하동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한 대행은 지자체·관계부처에 “유가족·피해자 지원, 이재민 일상 회복에 한치 소홀함이 없도록 살피고 임시주거, 급식, 생필품 등 지원에 부족함·불편함이 없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경북 의성군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경북 의성군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