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세라믹기술원(원장 정연길) 고현석 박사 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반 설계 기법을 통해 실온에서도 빠르게 경화하는 고강도 지오폴리머를 개발했다.
지오폴리머는 기존 시멘트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건축 소재로 강도가 높고 내화·내산성이 뛰어나 방재 및 건설 분야에서 주목받는다. 다만 지오폴리머는 경화 속도가 느려 실용성이 제한적이며 빠른 경화를 위해 고온 처리가 필요한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고자 메타모델 기반 설계 최적화 기법을 도입해 최적의 조성 환경을 빠르게 찾고 실험 없이도 물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메타모델은 여러 모델 패턴이나 구조를 추출해 상위 개념 모델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설계 최적화, 시뮬레이션 기반 최적화, 머신러닝 기반 근사 모델 등에 활용된다.
그 결과 실온(20℃)에서 2주가량 소요되던 경화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여 단 6일 만에 98% 경화를 달성하고 굽힘 강도 27.83MPa에 이르는 지오폴리머를 구현했다. 재료 배합을 최적화하는 AI 기반 설계 접근법을 활용해 지오폴리머의 경화 속도와 강도를 동시에 높인 성과다.
일반적으로 지오폴리머는 칼슘 화합물이 빠르게 뭉치는 현상으로 인해 강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새로운 설계법으로 활성제와 첨가제 배합을 최적화해 칼슘화합물의 균일한 분포를 유도함으로써 경화 속도를 높이면서도 강도를 유지했다.
고현석 박사는 “기존 지오폴리머 단점을 극복하고 실온에서 빠르게 경화하면서도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화재 확산 방지 구조물, 산성 환경 내 마감재, 긴급 보수용 소재 등 다양한 산업적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