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날개서 12시간 버텼다...얼음 호수에 추락한 경비행기의 기적

알래스카서 영하 18도 추위도 견뎌
사고 12시간 만에 일가족 전원 구조
인근 수색하던 조종사에 발견

22일(현지 시각) 알래스카에서 실종된 경비행기 탑승자가 기체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각) 알래스카에서 실종된 경비행기 탑승자가 기체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알래스카주의 얼어붙은 호수 위로 경비행기가 추락했으나, 일가족 3명이 전원 구조됐다.

25일(현지 시각)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알래스카 솔도트라 공항에서 이륙해 케나이반도 스킬락 호수로 향하던 경비행기(파이퍼 PA-12 슈퍼 크루저)가 갑자기 실종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비행기 안에는 조종사와 그의 두 딸이 탑승해 있었는데, 비행 중 투스투메나 호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호수가 반쯤 얼어 있어 기체가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날개 등을 제외하고는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긴 상태였다.

이에 세 사람은 비행기 밖으로 나와 날개 위에서 구조를 기다렸다. 위치 표지가 없어 언제 구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으며, 밤에는 영하 18도까지 떨어져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그러던 중 기적처럼 주변을 수색하던 조종사가 세 사람을 발견했다.

22일(현지 시각) 알래스카에서 실종된 경비행기 탑승자가 기체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각) 알래스카에서 실종된 경비행기 탑승자가 기체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사고기 조종사의 아버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들과 두 손녀를 찾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 비행기를 타고 나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글을 게재했고, 이를 본 조종사 10여 명이 수색에 동참한 것이다.

실종자를 발견한 테리 고데스는 “처음에는 잔해라고 생각해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더 가까이 다가가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날개 위에 세 사람이 있는 게 보였다”며 “그들은 살아있었고, 반응이 있었고, 움직였다.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고 전했다.

고데스는 곧장 무전을 통해 인근 수색기에 소식을 알렸고 알래스카 육군방위군이 현장에 출동해 날개 위 세 가족을 구조했다.

탑승자는 부상 치료를 위해 인근 병원으로 보내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