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7〉젠슨 황 “AI 비즈니스의 미래 'AI 팩토리'에서 찾아라”

최은수 aSSIST 석학교수·인텔리빅스 대표·CES2025 혁신상 심사위원
최은수 aSSIST 석학교수·인텔리빅스 대표·CES2025 혁신상 심사위원

필자는 최근 미국 산호세에서 개최된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GTC884 2025)에 직접 참석했다. 다양한 인공지능(AI) 강좌가 열려 학습 열기가 뜨거웠다. 전시장에는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가 넘쳐났다.

하이라이트는 '칩의 제왕' 젠슨 황의 기조연설. 강의 3시간 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져 1만7000석이 모두 채워졌다. 그는 마치 비즈니스계의 BTS 같았다.

“AI는 '검색 중심'을 '생성 중심'으로 바꿨습니다. '생성 중심'은 문제 해결 방법을 계획해서 실행하는 '추론(Reasoning) 중심'으로 다시 발전해 '에이전틱(Agentic) AI'세상을 열고 있습니다. 그 다음 물결은 물리 세계를 이해하는 AI, 즉 '피지컬(Physical) AI인 '로보틱스'입니다.”

젠슨 황은 AI 비즈니스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이같이 제시했다.

그는 AI가 여러 단계(Perception → Generative → Agentic → Physical)를 거치며, 단계마다 더 큰 시장 기회를 열었다고 분석했다.

젠슨 황의 말대로 이제 AI는 '단순 예측'을 넘어 복잡한 추론과 '행동 계획(Planning)' 능력을 지닌 '에이전틱 AI'의 시대로 진입했다. 다음 물결도 벌써 시작됐다. 바로 로봇이다. 물체 간 마찰이나 관성, 인과관계, 가려진 물체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객체 영속성(object permanence)' 등 3차원 물리 세계를 이해하는 AI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AI 비즈니스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젠슨 황은 이를 증명하듯 휴머노이드 로봇883 '블루(Blue)'와 범용 로봇 모델인 '그루트(Groot) N1'을 공개했다. 블루는 뉴튼(Newton)이라는 혁신적인 GPU 기반 물리 시뮬레이션 엔진을 활용해 인간과 유사한 정교한 움직임과 상호작용을 구현해낸다. 또 그루트는 방대한 합성 데이터 학습을 통해 로봇이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사람처럼 일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필자는 이걸 보면서 곧 AI가 디지털 세계를 넘어 물리적 세계와 인간의 삶 깊숙이 들어오게 되고 로봇이 'AI의 끝판왕'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같은 미래로 가는데 있어 그 핵심에 '컴퓨팅 파워(GPU)'가 숨어있다. '가속 컴퓨팅(Accelerated Computing)'과 같은 AI 인프라 없이 로봇 제작과 같은 AI 혁신을 끌어낼 수 없다. 그런데 젠슨 황의 한 단어가 귓가를 때렸다.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AI 팩토리(AI Factory)'를 짓는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 말을 들으며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맞는 말을 하고 있고 AI 혁신은 엔비디아의 칩 없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순간 “'칩' 없이 AI 강국이 될 수 없는데, 우리나라는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스런 생각이 들었다.

과거 데이터센터가 데이터를 저장하고 검색하는 장소였다면, 이제는 생성형 AI를 통해 '토큰(Token)'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공장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AI 모델이 스스로 사고를 확장하고 여러 경로를 탐색해 최적의 해답을 찾게 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연산 수요가 폭증하기 때문이다.

특히 '싱킹 토큰(Thinking Token)'과 같은 복잡한 추론 시나리오에서의 성능 증가는 AI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보다 정교하고 복합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앞으로 전 세계는 '에이전틱 AI'를 넘어 '피지컬 AI' 비즈니스로 승부를 걸기 위해 AI 팩토리구축 경쟁을 벌일 것이다. 나아가 대규모 자본과 전력 인프라 확보가 국가적, 산업적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계(AI 컴퓨팅 인프라)도 없이 제품(AI 모델)을 만들겠다고 뛰어들고 'AI 공장'도 없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큰 소리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AI시대 승자가 되려면 전략적이고 선제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최은수 aSSIST 석학교수·인텔리빅스 대표·CES2025 혁신상 심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