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형태 규칙성 기원 45년 만에 밝혀졌다…韓 연구진 주도 성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촬영한 은하단 MACS J1423. 은하단 중심에 타원형 은하가 대부분이지만, 바깥쪽으로 갈수록 나선형 은하 수가 더 많아진다. (NASA 제공)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촬영한 은하단 MACS J1423. 은하단 중심에 타원형 은하가 대부분이지만, 바깥쪽으로 갈수록 나선형 은하 수가 더 많아진다. (NASA 제공)

우주 공간 내 수많은 은하 형태의 규칙성 기원을 국내 연구진이 45년만에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홍성욱 우주진화연구센터 책임연구원과 박창범 고등과학원 교수 주도의 국제 공동 연구진이 세계 최대 규모 우주 시뮬레이션 '호라이즌 런 5(HR5)'를 사용해 은하단 내 은하 모양이 변화하는 규칙성 기원을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우주에 있는 은하는 크게 나선은하, 타원은하 그리고 렌즈은하로 구분된다. 은하단 중심부에 타원은하나 렌즈 은하가 주로 분포하며, 바깥쪽으로 갈수록 나선은하 비율이 증가한다.

이러한 규칙성은 1980년 미국 천문학자 앨런 드레슬러가 발표했으나, 지금까지 그 원인과 메커니즘이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HR5를 활용해 160개 은하단 내 은하 4500여개 형성 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우주 생성 초기에는 대부분 나선은하만 존재했으나, 은하단 중심부에서 은하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나선형에서 타원형으로 변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충돌 초기 은하 모양은 나선형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반복적인 충돌과 병합을 거치며 점차 타원형으로 고정됐다.

이를 통해 약 60억년 전 은하단 중심부에는 타원은하 비율이 높아지며, 타원은하로 변하지 못한 일부 나선은하는 별이 태어나는 활동이 점차 감소해 렌즈형 은하로 전환됐다.

HR5는 천문연과 고등과학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 국내 연구진이 주도하고 프랑스와 영국 연구진이 공동으로 참여한 우주 모의실험이다.

KISTI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3조 광년 크기 가상 우주를 구축해 약 30만개 은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다. 연구진은 향후 은하단뿐만 아니라 은하 형태 규칙성과 그 원인을 연구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홍성욱 책임연구원은 “은하단은 우주에서 안정화된 천체 중에서 가장 무거운 천체로, 수백에서 수천개 은하가 중력으로 서로 묶여있기에 은하단을 연구하면 최초 천체가 언제 어떻게 생성되는지, 은하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는지 등을 이해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로 은하단 내 은하 모양에서 규칙성이 관측된 지 45년 만에 그 원인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논문은 천문학 분야 최상위급 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