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학교(총장 조명우)는 김태원 해양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최근 상괭이(Neophocaena asiaeorientalis)의 섭취와 호흡을 통해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을 세계 최초로 비교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혼획 및 좌초된 상괭이 11마리를 부검해 폐 조직과 장 내용물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상괭이의 폐에서 장보다 더 많은 유독성 플라스틱이 검출됐으며, 특히 에폭시(EPOXY) 재질의 플라스틱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폐 조직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140개 중 13%가 에폭시였으며, 이는 건설 현장 페인트, 선박 코팅제 등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에 따르면 상괭이가 물과 먹이를 통해 섭취한 미세플라스틱보다 호흡을 통해 직접 흡입한 미세플라스틱이 더 유해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연구는 해양 포유류뿐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서 섭취와 호흡 경로를 비교한 첫 사례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상괭이는 서해와 동중국해에 서식하는 작은 돌고래류로, 천적은 거의 없지만 혼획, 서식지 파괴, 해양 오염 등의 위협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현재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으며 한국에서도 보호종으로 분류돼 있다.
김태원 교수는 “상괭이와 같은 해양 포유류의 플라스틱 오염 사례는 인간 역시 비슷한 경로를 통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신호”라며 “이번 연구는 우리가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보다 호흡을 통해 흡입하는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이 더 위험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상괭이 폐 조직과 장 내용물의 미세플라스틱 비교'라는 제목으로 미국화학회(ACS) 저널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최근 등재됐다.
인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