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과 동일한 수수료…배달·구독제·포장에서 차별화
요기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바탕으로 반등 노려

쿠팡이츠 중개 수수료가 1일부터 배달의민족(배민)과 동일해졌다. 같은 수수료 체계를 도입한 만큼 배달, 구독제, 포장 부문에서 양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요기요 또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바탕으로 양사 간 경쟁에 재도전한다. 변수는 정부·국회발 규제 리스크로, 전문가들은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쿠팡이츠는 1일 차등 수수료를 바탕으로 한 상생 요금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외식 업주를 대상으로 기존에 9.8% 일괄로 부과하던 중개 수수료를 매출액에 따라 2.0~7.8%의 차등 수수료로 전환한다. 배민의 상생 요금제와 동일한 중개 수수료, 배달비를 산정하되 쿠팡 와우멤버십을 기반으로 한 무료배달로 점유율 확대를 이어갈 계획이다.
배민은 이달 애플리케이션(앱)의 유저인터페이스(UI), 광고 상품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이날부터 정액제 광고 상품인 '울트라콜'을 종료하고 정률제 광고 상품인 '오픈리스트' 노출 지면은 확대한다. 오는 16일에는 가게 중복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이름·주소가 같은 가게를 하나로 통합하고, 고객이 배달 방식을 선택하도록 한다.
배민의 이번 개편에 따라 '자체배달(배민배달)'이 확대될 전망이다. 배민은 쿠팡이츠와 달리 음식점이 직접 배달을 책임지는 '가게배달'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가게배달은 배민이 30만이 넘는 점주 풀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었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배민 또한 쿠팡이츠처럼 자체 배달 서비스가 확대될 전망이다. 가게배달은 고객 부담 배달팁이 자체배달에 비해 높은 편이어서 고객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포장 주문 서비스에서는 다른 전략으로 맞대결을 벌인다. 배민은 포장 서비스를 '배민픽업'으로 리브랜딩하고 오는 14일부터 포장 주문에 6.8%의 중개 수수료를 부과한다. 대신 연간 300억원을 마케팅 등에 투입해 포장 서비스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반면 쿠팡이츠는 내년 3월까지 포장 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한다.

업계 3위인 요기요는 배달시장이 양강 구도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바탕으로 반등을 노린다. 요기요는 배달 중개 수수료로 4.7~9.7%, 포장 중개 수수료는 2.7~7.7%를 부과하고 있다. 하위 40% 점주에게는 중개 수수료의 20%를 페이백한다. 배민·쿠팡이츠와 요금제로 점주를 공략한다.
특히 요기요는 '요기패스X 위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가입자 수 130만명을 돌파했고, 지금도 꾸준하게 가입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 3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와중에 국회와 정부발 규제 리스크가 변수로 떠올랐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탄핵 정국을 맞아 지난해 합의한 차등 수수료 기반 상생 요금제를 뒤엎고 재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민·쿠팡이츠의 최혜 대우 요구와 배민의 울트라콜 상품 폐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는 코로나 이후 배달 시장이 급격하게 변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배달 플랫폼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시장에서 해결이 될 일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나서서 과잉이나 선제적으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