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4월에도 결정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방위사업청 위원 간의 갈등, 혼란스러운 정국 등이 발목을 잡은 모습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이날 오후 3시 분과위원회를 열어 △M-SAM M-SAM Block-III 사업추진기본전략 및 수정(안) △소형무장헬기 공대지유도탄 2차 양산계획(안) △2025년 방위산업발전 시행계획(안) 등을 논의한다. 하지만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과 관련한 안건은 상정하지 않았다.
분과위는 제외된 안건에 대해 선행 보고 시 제기됐던 내용에 대해 충분히 검토 후 차후 분과위에 상정한다는 입장이다.
방위사업은 분과위에서 의견을 합의한 후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번 분과위에 KDDX 관련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만큼 오는 16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방추위에도 해당 안건이 상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상 방추위는 한 달에 한 번 열린다. 16일 이전에 다시 분과위를 열어 KDDX 사업자 선정에 대한 의견을 모으면 가능하겠지만 2주라는 시간 안에 다시 분과위를 열고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결국 4월에도 KDDX 사업자가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 2월 3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KDDX 방산업체로 지정된 이후 2달 동안 사업자 선정 작업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 배경으로 방사청 위원들의 갈등이 꼽히고 있다.
기본설계 업체와 계약하는 수의계약과 방산업체로 지정된 업체 간 공동개발 등 사업추진 방식을 두고 위원들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수의계약을, 한화오션은 공동개발을 통한 선도함 분할 발주를 주장하고 있다.
방사청, 해군 관계자로 구성된 내부 위원은 수의계약에 동의했지만 외부위원이 이를 반대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17일 분과위에서도 이 같은 대립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후 방사청은 2차례의 사전보고회를 개최해 의견 합치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이로 인해 지난달 27일 열릴 예정이었던 분과위도 열리지 못했다.
혼란스러운 정국도 KDDX 사업자를 선정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하는 대목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인해 방추위 위원장을 맡아야 할 국방부 장관이 공석인 상황이다. 가뜩이나 이견이 많은 상황에서 대행 체제로 사업자를 결정하게 되면 향후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것이다.
KDDX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분과위를 추가로 개최할 수 있으나 의견을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고 다수결로 사업자를 결정하더라도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을 것”이라며 “KDDX 사업자가 언제 선정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