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재보선]민주당 우세 속 혁신당 약진…TK만 지킨 국힘

4·2 재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우세를 이어간 민주당은 충남 아산시장, 경남 거제시장 등 주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성과를 냈다. 또 부산교육감 선거에서도 진보 단일후보의 승리로 보수진영에 일격을 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구·경북(TK)을 제외한 지역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교육감 1곳(부산), 기초단체장 5곳, 광역의원 8곳, 기초의원 9곳 등 총 23곳에서 치러졌다.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3곳(서울 구로구·충남 아산시·경남 거제시)에서 승리했고, 국민의힘은 경북 김천시장, 조국혁신당은 전남 담양군수에서 각각 당선자를 배출했다.

서울에서는 민주당이 완승했다. 구로구청장 선거에서 장인홍 민주당 후보가 경쟁자들을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해당 선거는 국민의힘 소속 전임 구청장의 귀책 사유로 치러졌으며, 여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외에도 서울 중랑·마포·동작구의원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며 수도권 민심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경기 지역에서도 민주당은 성남6선거구(김진명), 군포4선거구(성복임) 등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2일 경남 거제시 삼성문화관에 마련된 장평동 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4·2 재보궐 거제시장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TV 김완기 기자 촬영. 재판매 및 DB 금지]
2일 경남 거제시 삼성문화관에 마련된 장평동 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4·2 재보궐 거제시장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TV 김완기 기자 촬영. 재판매 및 DB 금지]

충청권에선 승부가 엇갈렸다. 대전 유성2선거구에서는 민주당 방진영 후보가 승리했으나, 충남 당진2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이해선 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이겼다.

가장 큰 이변은 전남 담양에서 나왔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에서 정철원 조국혁신당 후보가 51.82%의 득표율로 이재종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혁신당은 창당 이후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배출했다. 당초 민주당의 승리가 유력해 보였지만, 지역내 민주당 경선 과정의 불협화음이 변수로 작용했다. 지역에서 적잖은 지지를 받았던 최화삼 담양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뒤 혁신당 지지를 선언하면서 판세가 뒤집혔다.

여권은 전통적 강세 지역인 TK 지역만은 지켜냈다. 대구 달서6선거구 시의원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김주범 후보가, 경북 김천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배낙호 후보가 당선되며 체면치레를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수도권과 PK, 충청권 등에서의 부진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 이반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치러졌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부각시켰고, 조국혁신당은 '호남 정치 혁신'을 외쳤고, 국민의힘은 전반적으로 방어에 치중했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야권이 주도한 선거판에서 국민의힘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셈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