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환전부터 AI 통역까지” 편의점, 2000만 외국인 관광객 잡는다

해외 MZ세대, SNS따라 편의점 필수 방문 코스
편의점 점포는 포화, 국내 내수도 침체…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대안으로
AI 통역, 외화 환전 키오스크, 외국인 전용 교통카드 등 차별화 서비스 봇물
모델이 CU의 AI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모델이 CU의 AI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편의점이 인공지능(AI) 통역 서비스·외화 환전 키오스크 등 외국인 관광객 맞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6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들을 공략해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하고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CU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하고 직영점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에 돌입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달 24일부터 명동, 홍대, 인천공항 등 외국인의 방문 비율이 높은 직영점 5곳에 PDA 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뿐만 아니라 체코어, 힌디어, 스와힐리어까지 총 38가지의 언어를 통역할 수 있다. CU는 직영점을 중심으로 우선 도입한 후 점진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오현진 BGF리테일 점포시스템팀장은 “AI 통역 서비스는 K편의점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로 외국인 고객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점포의 운영력과 매출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S25는 지난달 환전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더즌 환전 키오스크'를 새롭게 도입했다. 더즌 환전 키오스크는 24시간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며 편의점 내부는 물론, 외부에도 설치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외환 결제 서비스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Tax Refund) △외국인 결제수단 프로모션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부터는 외국인 유치 확대를 위해 롯데면세점, 위챗페이와 3자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4월 세금 환급 서비스, 지난해 5월 외국인 전용 교통카드를 선보였다. 세금 환급 서비스는 점포 포스 스캐너에 여권 인식 기능을 탑재해 외국인 관광객이 1만5000원 이상 물품 구매 시 즉시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최근 국내 내수 시장이 고물가·경기침체 여파로 소비가 둔화하면서 편의점도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편의점이 방한 외국인 사이에서 새로운 필수 관광 코스로 주목받으면서 외국인 관광객 대상 서비스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CU에 따르면 외국인 전용 선불카드 서비스는 올해(1~3월) 구매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9.7%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국내 점포 포화로 해외로 눈을 돌린 편의점 3사는 몽골,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다. CU·GS25·이마트24 등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해외 편의점은 약 1300곳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수요 공략을 위한 특화 점포·차별화 서비스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규모는 1637만명으로 전년 대비 48.4% 증가했다. 올해 정부는 외래 관광객 1850만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해외 MZ세대가 SNS를 통해 공유된 한국 편의점 문화에 주목하면서 편의점이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잡고 있다”며 “더욱이 편의점은 해외 진출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