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양자컴퓨터 제조사 IQM이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사업을 본격화한다.
국내 연구기관·대학의 높은 양자기술 연구개발(R&D) 열기와 응용기술 경쟁력 등 테스트베드로 강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 양자 생태계 조성에 큰 기여가 기대된다.

밋코 발리마키 IQM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자신문과 만나 “IQM은 세계 시장에서 양자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대학뿐만 아니라 연구소 등에 양자컴퓨터를 공급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IQM은 초전도 양자컴퓨터 개발·제조 기업이다. 유럽 최초로 50큐비트(qubit,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갖는 양자컴퓨터 계산 기본단위) 양자컴퓨터를 개발·상용화했다. 헬싱키 인근 에스포에 본사가 있는 핀란드 기업으로, 연간 20대 규모 양자컴퓨터를 양산할 수 있는 팩토리를 보유했다.
오는 5월 설립 예정인 한국지사는 IQM의 아시아지역 세 번째 지사다. 우리나라에 앞서 싱가포르, 일본에 먼저 현지지사를 설립했으며 미국, 프랑스, 독일에도 지사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한국 진출은 늘어날 국내 양자컴퓨터 수요와 정부의 지원 확대, 민간과 공공부문에서 양자컴퓨터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IQM은 유럽 최고 연구기관 중 하나인 VTT와 협력해 양자컴퓨터 활용에 필요한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풀스택'으로 지원한다. 클라우드 환경이 아닌 보안 등에 강점이 있는 온프레미스(구축형) 기반 양자컴퓨터를 제공한다.
현재 5큐비트부터 150큐비트까지 양자컴퓨터를 개발했으며, 내년부터 150큐비트 대비 속도·연산·기술 프로세스가 4배 이상 향상된 30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양산할 계획이다. 초전도체 기반 양자컴퓨터 시장에서는 미국 IBM과 리가티 정도가 IQM의 경쟁사로 분류된다.
IQM은 세계적으로 30대의 양자컴퓨터 제조 주문을 확보했으며 이 중 8대를 공급했다. 8대 중 하나가 바로 충북대가 확보한 5큐비트 양자컴퓨터다. IQM은 양자컴퓨터 공급에서 그치지 않고 R&D 등 연구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한국 양자 시장이 R&D를 중심으로 개화 중인 상황을 고려, 엔트리 모델부터 공급하며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한다.
발리마키 CEO는 “한국지사 설립을 계기로 한국 공공부문·대학·연구기관과 양자 관련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