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AI와 회화 연습·모두가 참여하는 모둠활동…AIDT 교실 현장 가보니

지난 10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초등학교에서 열린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 공개수업에서 4학년 3반 학생들이 AIDT를 활용해 영어 발음 연습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지난 10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초등학교에서 열린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 공개수업에서 4학년 3반 학생들이 AIDT를 활용해 영어 발음 연습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I'm tired, Do you have a water?” “세 번째 문장은 어려워서 두 번 연습했는데 이번엔 바로 통과했어요.”

지난 10일 대구 달성군 용계초등학교 4학년 3반 학생들은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이용해 영어 회화 연습이 한창이었다.

학생들은 AI 디지털교과서809에서 나오는 회화 문장을 듣고 이를 따라 하면서 발음과 억양을 연습했다. 한 학생이 'Are you tired?' 'I'm thirsty' 등의 문장을 듣고 연습하자, 이를 곧바로 분석한 단어별 발음의 정확도가 점수화돼 나타냈다. 문장의 어느 부분에서 억양을 높이고 강세를 줘야 하는지를 그래프를 통해 보여줬다. 단어별 발음 발음이나 억양이 부족한 경우 문장을 다시 연습하도록 했다.

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었다. 발달장애가 있는 한 학생은 교사가 모든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 기존 수업에서는 영어 수업 참여가 어려웠다. 하지만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움을 받아 'I'm tired' 'I'm happy' 등의 문장을 연습했다.

디지털 디바이스를 활용한 모둠활동도 수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세자릿수 덧셈 수업이 진행된 용계초 3학년 2반 학급에서는 학생들이 모둠별로 문제를 만들고 이를 풀면서 덧셈 개념을 익히는 수업이 진행됐다.

용계초 3학년 2반 학생들이 세자릿수 덧셈 문제를 직접 만드는 모둠활동을 한 후 태블릿PC를 이용해 반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용계초 3학년 2반 학생들이 세자릿수 덧셈 문제를 직접 만드는 모둠활동을 한 후 태블릿PC를 이용해 반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학생들은 '가창 찐빵축제 방문객 수' '과일과 채소 쇼핑' 등을 주제로 만든 문제를 함께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패드와 손으로 글씨를 쓰는 수업을 조화롭게 운영해 수업참여도를 높이는 모습이었다. 교과서 내에 있는 학급칠판 기능을 사용해 다른 모둠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문제 풀이는 교사의 화면에 바로바로 나타나 덧셈할 때 주의할 점을 즉석에서 설명할 수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로 수업을 들은 이가원(11) 학생은 “집에서도 패드로 공부하지만 학교에서는 친구들이나 선생님이랑 같이 할 수 있어서 더 재밌다”고 말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다양한 외부 프로그램을 사용해 수업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덕화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임선하 교사는 온라인 퀴즈앱, 뉴스 클립 등을 활용해 학생이 수학을 흥미롭게 느끼도록 수업을 설계했다.

임 교사는 “기존의 AI 코스웨어는 학습지였다면 AI 디지털교과서는 교사가 수업을 설계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할 수 있는 차이가 있다”며 “학생들이 문제를 풀면서 어느 부분을 어려워했는지를 바로 판단할 수 있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명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에서도 '40개의 바둑돌 중 흰돌이 22개일 때 전체 바둑돌 대비 비율'을 묻는 질문에서 학생들이 시간을 오래 소요하자 별도의 풀이시간을 가졌다.

AI 디지털교과서가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된 건 3월 중하순부터다. 학기 초에는 학생들의 학적자료를 넘겨받고 디지털 원패스 가입을 안내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 디지털원패스 가입 후에도 학생들이 비밀번호를 까먹거나, 여러 대의 태블릿PC를 사용하다 보니 속도가 느려지는 등의 시행착오도 있었다. 교육부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협의를 통해 임시 인증으로 로그인을 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