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경기지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대 포드스쿨에서 스티브 비건 전 트럼프 정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나 관세 문제와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김 지사의 이틀간 미국 방문 일정 중 마지막 순방 일정으로, 당초 계획에 없던 회동이었다.
스티브 비건 전 대표는 트럼프 정부 시절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2019년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최선희 외무부 부상과 협상을 진행했던 핵심 외교 라인의 인물이다. 그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출신으로, 김 지사와 같은 미시간대 동문이다.
김 지사는 “자동차 산업은 미시간주와 경기도 모두에게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분야”라며 관세 문제에 대한 조언을 요청했다. 이에 비건 전 대표는 “지난 10년간 한국은 미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국가 중 하나”라며 “현대자동차가 조지아주에서 차를 생산하는 것은 사실상 미국산 자동차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협상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 지사는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의 회동 결과를 공유하며 경기도와 미시간주의 자동차 관세 대응 협력 방안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비건 전 대표는 “경기지사와 미시간 주지사가 협력한다면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핵 문제에 대한 대화도 이어졌다. 김 지사는 현재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고, 비건 전 대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등 국제 정세 변화가 있어야 북한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협상에 나설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회동은 두 사람의 미시간대 동문이라는 인연 속에서 이뤄졌으며, 포드스쿨 학장이 강의실을 방문해 “양국 정부에서 훌륭한 일을 하시는 졸업생 두 분이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축하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번 미국 방문 동안 한국 기업 임직원들과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휘트머 주지사와 자동차 관세 대응을 위한 전략적 연대를 합의하는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