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 인공지능(AI) 가속기 'H20'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행정부로부터 H20 칩을 중국으로 수출할 때 당국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회사는 이 규제가 무기한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행정부가 H20이 중국 슈퍼컴퓨터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규제 근거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H20은 중국이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고 사양 AI 칩으로, 중국 생성형 AI '딥시크'에도 이 칩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AI 고도화를 견제하기 위해 수출 통제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반도체가 중국에 유입되지 않도록 수출을 규제해 왔는데, 이번에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수출 제한으로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55억달러(7조86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 재고와 구매 약정 등 충당금에 따른 비용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1.3% 상승했으나 실적 타격이 예상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는 6.3% 하락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